[KISS의 인물 탐구] 승부 근성+근력+미모…‘사이클의 아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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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8일 07시 00분


② 세계주니어선수권 첫 2관왕 이혜진

초등 시절 남자와 축구해도 거뜬
중1때 시작 1년만에 유망주 부상

“이해력도 좋아 정상 자질 충분”
런던올림픽 사상 첫 메달 희망

지난 해 한국 사이클을 대표한 얼굴은 이혜진(19·연천군청)이다.

대한 사이클연맹이 선정한 2010사이클 대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뜻 깊은 한해를 보냈다. 8월 이탈리아 몬티키아리에서 열린 세계주니어선수권 여자 500m독주와 스프린트에서 정상에 올라 주니어와 시니어를 통틀어 한국 사이클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차지했다.

두 종목 모두 한국 신기록이다.

아직 10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 타고난 강한 승부근성

대개의 스타들이 그렇듯 이혜진도 될 성 부른 나무였다.

초등학교 시절 남자 아이들과 축구를 해도 전혀 뒤지지 않을 정도 힘이 좋았다. 아버지의 신체조건을 그대로 물려받았다는 것이 이혜진을 지도한 백승희 태평중학교 감독의 설명이다.

백 감독은 “초등학교 때 50m 달리기 측정 자료를 보면 신체적 조건 등이 얼마나 좋은 지 알 수 있다. 선수가 될 수 있는 기질도 괜찮았고, 성적도 좋았다”고 말했다.

물론 부모의 반대도 있었다. ‘여자가 무슨 사이클이냐’며 고개를 저었다. 특히 꽃가루나 먼지 등에 민감하게 반응해 사이클 종목이 어울리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운명은 거스를 수 없었다. 운동선수에게 지기 싫어하는 승부근성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런 점에서 타고 났다. 승부근성은 자타가 인정한다. 근력도 좋다. 머리회전도 빠르다. 지도자로부터 배운 것을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이해력도 뛰어나다. 종합해보면 정상에 설 수 있는 자질을 갖춘 것이다.

백 감독은 “욕심이 많은 선수다. 자기가 훈련한 만큼 기록이 안 나올 때는 정신적으로 힘들어한다”며 강한 승부근성을 설명했다.

개성이 강한 성격도 빼놓을 수없다.

남을 따라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자신만의 특징을 갖고 싶어 한다. 개성 강한 신세대다. 타고난 도전 정신도 이런 개성에서 나온다.

태평중 1학년 때 사이클을 시작했다. 중 2때인 2005년 소년체육대회에 나가 동메달 3개를 목에 걸었다. 이후 각종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성장 속도가 빨랐다. 이런 질주 속에 지난해 세계주니어선수권 2관왕의 영광을 차지한 것이다.

● 성인무대 적응이 관건

정한종 연천군청 감독은 이혜진을 어렵게 스카우트한 뒤 쾌재를 불렀다. 그만큼 힘들었다는 의미다. 발전 가능성이 누구 보다 큰 이혜진에게 실업팀 중 눈독을 들이지 않은 팀이 없었을 정도였다. 정 감독은 뺏기지 않으려고 총력을 기울였다. 연천군수의 적극적인 지원도 힘이 됐다. 이혜진의 성남 집을 수도 없이 찾아다녔다. 이런 노력 덕분에 대어를 낚았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시니어무대에 빨리 적응시켜야한다. 그래야 당당하게 태극마크도 달 수 있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때는 대표팀에 선발됐지만 뛰지는 못했다. 통상 2명이 출전하기 때문에 랭킹 3위 이혜진에게는 차례가 오지 않았다. 실망을 할 법도 하지만 그런 기색은 없다.

이혜진은 “경기를 못 뛰었지만 대신 내가 왜 못 뛰었는지를 반성했다. ‘더 잘해야 겠다’는 도전 정신이 생겨 좋았다”고 했다. 당돌하기 까지 한 성격이다.

이혜진은 올 해 목표를 지난해보다 나은 성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연천군청 정 감독은 달랐다. “대표팀에 합류해야한다”고 잘라 말했다. 시니어 무대에서도 성적을 낼 시기라는 판단이다.

그러기 위해선 파워를 더 키워야한다. 이번 동계훈련 때도 파워 보강을 위해 웨이트트레이닝에 주력했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양의 근력을 사용해 멀리 이동하면 파워가 좋다고 할 수 있다. 이혜진이 필요한 것은 사이클링 파워다. 근력도 필요하다. 체중이 많이 나가지 않기 때문에(164cm/57kg)에 상대 근력(체중에 따른 근력 비교)은 좋지만 시니어무대에서 정상에 서기 위해서는 그래도 부족하다.

세계 정상으로 가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도 쌓아야한다. 꾸준히 경험하면 정상에 설 수 있는 잠재력은 충분하다. 한국은 1948년 런던올림픽부터 사이클 종목에 참가했지만 아직 동메달 한 개도 얻지 못했다.

이혜진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 도전하는 한국 사이클의 희망이다.

● 이혜진 누구?

출생: 1992년 1월 23일
학력: 성남 수진초-태평중-연천고-연천군청
체격: 164cm, 57kg
취미: 영화보기, 음악듣기
주종목: 스프린트

분석|김정훈 KISS 연구원
정리|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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