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태릉서 훈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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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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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만큼 성숙해진 박태환

설 명절을 앞두고 고향 방문에 설레는 국민과 달리 팬을 기쁘게 하기 위해 마음을 다잡으며 각오를 다지는 스포츠 스타가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마린보이’ 박태환(22·단국대·사진). 2009년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전 종목 결선 진출 좌절이란 큰 아픔을 겪은 그는 한층 성숙해 있었다. 설 연휴 때도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물살을 가르는 그는 8일 호주 브리즈번으로 54일간 전지훈련을 떠난다. 7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을 대비한 훈련이지만 장기적으론 2012년 런던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항해의 출발이다.

올림픽 금메달에 안주하며 훈련을 등한시했던 과거와는 완연히 다르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아경기 3관왕으로 부활한 박태환은 2개월 넘게 쉬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매일 수영장을 찾아 물살을 갈랐다.

“국민의 관심이 부담스러웠어요. 한때 내게 수영은 도박 같았죠. 수영을 즐기기보다는 모 아니면 도 식으로 했어요. 하지만 지난해 광저우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값진 교훈을 얻었습니다. 힘들면 2009년의 악몽을 떠올리며 참지요.”

박태환은 올림픽을 제패했으면서도 “나는 아직 세계 톱클래스는 아니다”라며 자신을 채찍질한다. “운 좋게 금메달을 땄을 뿐 기술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에 못 미친다”는 게 그의 생각. 단점으로 지적되는 출발과 턴 동작을 보완하기 위해 마이클 펠프스(미국) 등 세계적인 선수들의 비디오와 전문서적을 보면서 연구한다.

박태환은 “솔직히 혼자 훈련하니 힘들고 외롭다. 하지만 나 자신과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열심히 할 테니 응원을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 비판보다는 칭찬이 날 춤추게 한다”며 활짝 웃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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