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 더블더블…KCC 연장서 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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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7일 07시 00분


27점·15R 펄펄…모비스 잡고 3연승
허재감독“내 목표는 첫 정규시즌 우승”

하승진. 스포츠동아DB
하승진. 스포츠동아DB
반환점을 돈 남자프로농구가 4라운드에 돌입했다. 부산 KT, 원주 동부, 인천 전자랜드 ‘3강’이 공동 1위를 구축한 가운데, ‘선두권 파괴’의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팀이 바로 5위 전주 KCC다. 2라운드에서 2승7패를 마크하며 6승12패, 승률 5할에서 ‘-6’을 마크할 때까지만 해도 무기력했다. 그러나 ‘슬로 스타터’란 별명답게 3라운드 들어 8승1패를 기록하며 무섭게 치고 나갔다.

KCC는 6일 전주에서 열린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와의 홈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76-73,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4라운드도 기분좋게 시작했다. 안양 한국인삼공사를 95-88로 따돌린 4위 서울 삼성과의 격차는 2게임으로 유지하면서 선두권과의 간격은 4.5게임으로 0.5게임 줄였다.

○앞으로 24승3패, 목표는 정규시즌 우승

허재 감독은 “나머지 세 라운드에서 모두 8승1패씩을 한다면 38승이 된다”며 사령탑으로서 첫 정규시즌 우승에 대한 소망을 감추지 않았다. 08∼09시즌 챔프전 우승 영광을 맛본 그는 아직 지도자로서 정규시즌 1위의 기쁨은 맛보지 못했다.

허 감독은 “되든 안 되든, 일단 목표는 그렇게 잡았다”면서 “부상 선수만 없다면 가능하다”고 했다. 선두권 세 팀이 치고받는 육박전 속에서 차근차근 승수를 쌓아가겠다는 욕심. 현재 5위에 머물고 있는 허 감독이 ‘정규시즌 우승’에 욕심을 낼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일까.

○다양해진 공격 옵션, 코트가 비좁다

KCC는 누가 뭐래도 ‘하승진의 팀’이다. 그가 중심을 잡아줘야 팀이 산다. 허 감독이 2라운드에서 패배를 각오하고도 ‘몸이 덜 된’ 하승진을 꾸준히 기용한 것은 실전을 통해 그의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함이었고, 이는 3라운드 빼어난 성적으로 이어졌다. 모비스전에서도 그는 27득점 15리바운드,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발군의 활약을 펼쳤다.

KCC가 지난 시즌보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건 하승진-용병-전태풍, 3각 구도로만 펼쳐졌던 공격루트가 한층 다양해졌다는 점. 군에서 제대한 유병재가 가세한 데다 기존 멤버 강병현이 일취월장했고, 임재현 추승균 등 베테랑들도 고비에서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하는 테크니션 전태풍이 “지난 시즌에 비해 볼을 던질 곳이 많아졌다”고 하는 것도 그래서다. 강팀 킬러로 떠오른 모비스를 만나 의외로 고전했지만, 연장 초반 기세를 올릴 수 있었던 것도 유병재와 강병현의 연속골 덕분이었다.

허 감독은 곧 상무 전역 후 팀에 복귀하는 신명호를 떠올리며 “명호까지 돌아오게 되면 높이와 수비, 색이 다른 두 팀을 꾸릴 수 있다”고까지 했다. 경기 전 “선수들이 잘 해주면, 감독이 뭔 필요 있어”라고 농담을 건넸던 허 감독은 게임 후 내용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정신력이 흐트러졌다. 혼 좀 단단히 내야겠다”며 선수단 미팅을 소집했다.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겠다는 의도였음은 물론이다.

전주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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