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가족 간 ‘무이자 거래’를 사실상 방치하고, 불법 의료기관 과세자료까지 활용하지 못해 수백억 원대 세수 손실이 발생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27일 감사원이 10억 원 이상 주식·부동산 거래 25건을 표본 점검한 결과에 따르면 22건(817억 원)이 증여추정 대상인데도 국세청은 양도로 인정했다. 가족 간 거래에서 대가 지급이 명확하지 않으면 증여로 추정해야 함에도 이를 제대로 적용하지 않은 것. 일부 거래는 계약금 10%만 지급하고 잔금 90%는 무이자로 빌려주는 구조로, 담보도 없어 사실상 증여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또 국세청은 이른바 ‘사무장 병원’ 등 불법 명의대여 의료기관 명단을 확보하고도 과세에 활용하지 않아 105개 기관에서 부가세 267억 원을 걷지 못했다. 추가로 310억 원도 징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돼 총 613억 원 규모의 세수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부채 사후관리 역시 미흡했다. 관리 대상 111만 건 중 점검은 연 1% 수준에 그쳤고, 이로 인해 소득세·증여세 55억 원, 상속세 17억 원 등 총 72억 원이 과세되지 않았다. 세무조사 대상 선정에서도 점수 누락과 임의 선정이 발생해 조사 대상이 부당하게 포함되거나 제외된 사례가 확인됐다. 감사원은 증여추정 재검토와 부채 관리 강화 등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국세청은 감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추후 비슷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세청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를 업무프로세스 전반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 지적사항을 개선하고 재발 방지 노력을 강화하는 등 공정한 업무 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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