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F1코리아 그랑프리]F1머신은 세계서 가장 빠른 광고판… 300여개 기업 스폰서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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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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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별 15~17개社후원, 운전석 바로 앞 565억짜리

“호수위 달리는 듯” 빗속 광속질주 F1 머신들이 24일 코리아 그랑프리 결선에서 빗줄기를 가르며 질주하고 있다. 전날부터 내린 비로 노면이 미끄러워진 탓에 9명이나 레이스를 중도 포기했다. 완주에 실패한 젠슨 버튼(맥라렌·영국)은 경기 뒤 “호수 위를 달리는 느낌이었다. 바로 앞의 차도 잘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영암=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호수위 달리는 듯” 빗속 광속질주 F1 머신들이 24일 코리아 그랑프리 결선에서 빗줄기를 가르며 질주하고 있다. 전날부터 내린 비로 노면이 미끄러워진 탓에 9명이나 레이스를 중도 포기했다. 완주에 실패한 젠슨 버튼(맥라렌·영국)은 경기 뒤 “호수 위를 달리는 느낌이었다. 바로 앞의 차도 잘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영암=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F1 코리아 그랑프리가 열린 전남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 주변에는 24일 대회 폐막까지 팀 공식 기념품 판매소가 운영됐다. 모자나 티셔츠에 크게 새겨진 로고는 각 팀을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그 팀을 후원하는 기업의 로고였다. F1 머신이 후원 기업의 로고나 이름으로 도배를 한 것과 마찬가지로 기념품도 후원 기업의 광고판 역할을 하고 있다.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300여 스폰서 기업의 마케팅 전쟁터였다. 국내 기업 가운데 유일한 공식 스폰서인 LG전자는 경기장 밖에 따로 부스를 만들어 관람객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시속 300km를 가볍게 웃도는 F1 머신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광고판으로 통한다. 연간 약 400만 명의 관중을 동원하고 세계 188개국에서 6억 명이 TV로 시청하는 대회인 만큼 광고를 원하는 기업도 많다. 팀별로 15∼17개 회사가 후원하고 있다.

F1 각 팀은 기업들과 따로 후원 계약을 한다. 팀의 인기와 성적에 따라 머신에 붙는 광고료도 다르다. CJ그룹 스포츠마케팅팀 김동빈 과장은 “F1이 세계에서 가장 상업적인 스포츠 가운데 하나로 통하는 것도 팀별로 수많은 스폰서를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F1 머신에 광고를 하려면 천문학적인 액수가 필요하다. 가장 광고 효과가 높은 운전석 바로 앞 위치는 최고 5000만 달러(약 565억 원)까지 오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2개의 레이싱 팀을 운영하는 레드불을 비롯해 도요타, BMW, 필립모리스 등이 연간 2억 달러(약 2260억 원) 이상을 지출하는 F1의 큰손으로 불린다. 필립모리스는 담배의 직접 광고가 금지된 이후 담배를 연상시키는 바코드를 머신에 새기는 간접 광고 전략을 쓰고 있다.

메인 스폰서뿐 아니라 서브 스폰서들의 아이디어 경쟁도 치열하다. 위스키브랜드 조니워커는 맥라렌의 레이서 루이스 해밀턴을 모델로 음주운전 방지 캠페인을 펼치며 자사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패션기업 휴고보스는 맥라렌 팀의 레이싱 유니폼을 제작하고 있고, 시계 브랜드 카시오는 레드불 팀의 레이서와 스태프에게 자사 시계를 채워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페라리 팀의 공식 상품은 스포츠 브랜드 푸마가 제작하고 있다. 윌리엄스 팀을 후원하는 필립스는 ‘윌리엄스 F1 면도기’를 출시하기도 했다.

영암=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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