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채태인, 나갔다 하면 삼진 “현수가 이런 기분이었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10월 19일 07시 00분


“현수가 이런 기분이었을까요?” 3차전을 앞두고 삼성 채태인은 한숨을 푹 쉬었다. 그리고 “아니다. 현수는 어떻게든 배트에 공이라도 맞히고 죽었지, 내는 나갔다 하면 삼진입니다”라며 허탈하게 웃었다.

하필 1년 중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시작된 지독한 슬럼프다. 채태인은 플레이오프부터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5경기에서 14타수 2안타, 타율 0.143에 삼진을 6개나 당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 8회 대타로 나가 오랜만에 좋은 타구를 날렸지만 유격수 직선타로 잡혔다. 2차전도 2타수 무안타. 단 한번도 1루를 밟지 못했다.

채태인은 “플레이오프 때 (김)현수를 보니까, 허탈한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니 웃는 게 웃는 것이 아니고, 속으로는 울고 있었겠구나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마침 채태인 앞을 지나가던 진갑용도 그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한마디를 건넸다. “네가 죽으면 팀도 죽는다. 빨리 살아나야지.” 채태인은 선배의 따뜻한 마음에 큰 힘이 됐는지 미소를 되찾았다. “예! 오늘 저도 3안타, 형님도 3안타 꼭 치는 겁니다.”

그러나 삼성의 분위기 메이커 진갑용은 또 한번 채태인에게 큰 웃음으로 격려를 대신했다. “나? 오늘 현재윤이 나가서 경기 안 뛴다. 너 혼자 몽땅 다 쳐라.” 하긴 채태인도 선발명단에 빠져있었는데….

대구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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