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일의 ‘내사랑 스포츠’]‘대형엔진’ 박지성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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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8일 11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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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축구센터\'에서 한 여성팬으로부터 누리꾼이 선정한 국가대표 MVP 트로피를 받고 있는 박지성.
\'박지성 축구센터\'에서 한 여성팬으로부터 누리꾼이 선정한 국가대표 MVP 트로피를 받고 있는 박지성.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일본 축구대표팀의 경기는 박지성이 왜 '한국축구의 대형엔진'으로 불리는지를 실감하게 한 한판이었다.

박지성은 두 차례나 수술을 했던 오른쪽 무릎에 이상이 와 이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대형엔진'이 가동되지 않은 이날, 한국축구대표팀은 경기 템포 조절이 안 된 데다 중원 싸움에서도 밀리며 일본과 0-0으로 무승부를 이루고 말았다.

박지성의 공백은 프로 소속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성적 면에서 맨체스터는 2010~2011시즌 개막 이후 3승1무로 4위에 올라 있다. 무패 행진을 하고 있지만 활기찬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박지성이 뛰지 못하게 됨에 따라 그를 응원하는 맨체스터 거주 5만 여 동북 아시아인들의 팀 호응도가 떨어지고 있다.

스포츠동아의 맨체스터 통신원인 박용오 씨에 따르면 맨체스터에는 한국인 500여 명을 비롯해 5만 여 동북 아시아인들이 살고 있는데 박지성이야말로 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유명 인사라는 것.

맨체스터 지역 중국인 모임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단체 관람을 요청하는 주문이 많고, 일본인들도 맨체스터 경기가 있는 날이면 삼삼오오 짝지어 박지성의 경기 모습을 보러 경기장을 찾는다.

이들에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 중 누구를 가장 좋아하느냐고 물어보면 10명 중 9명은 '박지성'이라고 답한다고 한다.

맨체스터 구단의 마케팅 담당자는 "예전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동북아시아인들이 박지성이 이적한 2005년 이후부터는 그 수가 크게 늘었다. 박지성이 부상 중일 때는 거의 안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맨체스터 스타디움 투어 담당자도 "요즘 경기장 투어를 하는 아시아인들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박지성은 세계적인 축구클럽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도 '대형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

1981년 2월 25일 생인 박지성은 내년이면 우리나라 나이로 31세다. 하지만 필자는 박지성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에도 한국축구의 '대형 엔진'으로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

강한 체력과 투지를 내세워 플레이를 하는 선수의 경우 나이가 들고 체력이 조금만 떨어져도 쉽게 무너지는 반면, 테크닉이 뛰어난 선수는 장수하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박지성은 체력과 테크닉, 투지를 고르게 갖춘 멀티 플레이어다. 따라서 몸 관리만 잘하면 30대 후반에도 국가대표로 충분히 활약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문제는 약간씩 이상이 오는 '대형 엔진'에 어떤 '윤활유'를 넣어 다시 정상적으로 가동이 될 수 있느냐 하는 것.

30대 중반을 넘어서까지 활약했던 왕년의 축구 스타플레이어들을 보면, 강한 신앙심을 바탕으로 부상 등의 위기를 넘겨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좋은 부인을 만나서 내조를 잘 받은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박지성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답이 보인다.

권순일 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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