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확충!…세계정복 여·지 넓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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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30일 07시 00분


▲李 대통령과 함께
 U-17여자대표팀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을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맨 왼쪽), 영부인 김윤옥 여사(가운데)와 오찬을 함께 했다. 영부인이 여민지로부터 선수들의 사인이 담긴 대표팀 유니폼을 선물 받은 뒤 환하게 웃고 있다.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李 대통령과 함께 U-17여자대표팀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을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맨 왼쪽), 영부인 김윤옥 여사(가운데)와 오찬을 함께 했다. 영부인이 여민지로부터 선수들의 사인이 담긴 대표팀 유니폼을 선물 받은 뒤 환하게 웃고 있다.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U20·U17 연이은 쾌거 변화 바람
학부모 “축구 시키고 싶다” 연락도
4년제 대학교 팀창단 등 과제 시급
현장에 있는 일선 지도자들과 다수의 전문가들은 여자축구 발전을 위한 시급한 과제로 ‘저변 확대’와 ‘4년제 대학교 창단’을 꼽는다. 두개의 과제는 별개가 아니다. 한 묶음에서 바라봐야 한다.

축구를 하려는 어린 여학생들이 사라지면서 자연스레 초등학교 팀이 줄어들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진학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현재 초등학교 감독들의 주 임무 중 하나가 바로 선수 발굴이다. 지원자가 없다보니 재능을 가진 학생이 있다는 말에 여기저기 발품을 파는 일이 다반사다. 그런데 막상 ‘보석’을 발견하고도 설득할 길이 막막하다.

경남 명서초등학교 배성길 감독은 “초등학교 감독들이 늘 고민하는 게 선수 수급이다. 선수나 학부모에게 선뜻 축구를 하라고 자신 있게 말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많은 선수들을 데리고 원 없이 신나게 가르쳐 보는 게 우리의 소박한 꿈이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현재 국내 여자대학교 축구팀은 한양여대, 여주대, 영진전문대, 울산과학대, 강원도립대, 위덕대 등 6개. 모두 2년제다. 남자와 같이 명문대가 여자 팀을 창단한다면 그 반응이 즉각적일 것으로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초중고 팀에 대한 지원 강화와 지도자들의 처우 개선도 필요하다.

현재 초등학교 지도자 대부분은 1년 단위 계약을 맺는다. 월급도 110만원 정도로 열악하다. 모 초등학교 A감독은 “솔직히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입장이니 하루하루가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고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인프라 확충, 유망주 육성 병행돼야

다행스러운 건 U-20, U-17여자대표팀의 연이은 선전으로 작지만 서서히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배 감독은 “U-17 여자대표팀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자 3명의 학생, 학부모로부터 축구선수에 관심이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전에 없던 일이다”며 웃음을 지었다.

국제대회 성적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내 인프라 확충과 함께 유망주 발굴과 육성 작업도 꾸준히 병행돼야 한다.

여자대표팀 최인철 감독은 “이런 측면에서 내년 독일 성인여자월드컵 출전 티켓을 따내지 못한 게 정말 뼈아프다. 최근 상승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갈 수 없는 게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앞으로도 국제대회는 많이 남아 있다.

U-20, U-17 황금세대가 성인대표팀의 주축으로 성장하고 제2의 지소연과 여민지가 계속 발굴된다면 2015년 세계무대 정상 등극도 불가능하지 않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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