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7여자월드컵] 태극기로 뒤덮힌 그라운드

동아일보 입력 2010-09-26 13:36수정 2010-09-2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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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소녀들 태극기들고 우승 세리머니
1만5000여 관중들 최고 승부에 열띤 환호
모두가 숨을 죽인 순간이었다.

6번째 키커로 나선 장슬기가 공을 들어다 승부차기 지점에 올려놨고 잠시 공을 지켜보던 똘똘한 얼굴의 소녀는 오른발로 왼쪽 골문을 향해 정확히 공을 밀어넣었다.

일본팀 골키퍼가 공을 따라 몸을 날렸지만 쭉 뻗은 손은 허공을 가로 지었다.

한국축구 사상 첫 월드컵 대회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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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슬기는 공이 골 망을 흔들자 뒤로 돌아 동료들이 서 있던 하프라인으로 냅다 달리기 시작했고, 장슬기의 환한 모습에 어깨걸이를 했던 동료들도 두 손을 번쩍 치켜들며 최후의 골을 쏜 장슬기를 얼싸 안았다.

벤치 앞에 서서 마음을 졸였던 선수들과 코치진도 함성을 내지르며 경기장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그라운드는 일순간 환호하는 태극소녀들의 함성으로 가득했다.

골문과 코너킥 사이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골키퍼 김민아는 장슬기의 마지막 골에 실신한 듯 그만 주저앉아 버렸다.

하프라인에 모여있던 태극소녀들은 얼굴을 감싼 김민아에게 달려가 기쁨을 나누며 누구보다도 마음고생이 심했던 동료를 달래 겨우 일으켜세웠다.

벤치에서 경기장으로 달려온 김유진은 감정이 복받친 나머지 울먹거리는 동갑내기 김빛나를 껴안은 채 간절히 바랐던 감동의 순간을 나눴다.

태극소녀들은 경기장 관중석에서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쳐대던 동포 응원단으로부터 태극기를 넘겨받아 하늘 높이 흔들며 이리저리 마음 가는 대로 뛰기 시작했다.

태극기를 몸에 감싸고, 동료와 함께 깃봉을 쥐고 흔들며 열 일곱 인생에서 다시오지 않을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경기 동안 관중석을 덮었던 대형 태극기도 태극소녀의 몫이 됐다.

단짝이었던 이금민과 장슬기가 동포들로부터 대형 태극기를 넘겨받아 달려나오자 너나없이 달려들어 태극기를 붙잡고 경기장을 돌기 시작했고 161분간 혈투가 벌어졌던 녹색 그라운드는 태극기로 물들었다.

관중석을 꽉 메웠던 1만5000여명의 트리니다드 토바고인들은 대형 태극기를 활짝 편 채 달리는 태극소녀들을 향해 환호를 보내며 감동의 드라마에 함께 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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