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일의 ‘내사랑 스포츠’]‘괴물투수’들에게도 버거운 기록이 있다는데…

동아일보 입력 2010-09-20 11:04수정 2010-09-2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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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도 못하고, 김광현도 힘들다면, 도대체 누가 할 수 있는 거야?"

현재 국내 프로야구에서 최고의 투수로 꼽히는 류현진(23·한화)과 김광현(22·SK).

지금 당장 메이저리그에 데려다 놔도 손색이 없다는 두 '괴물 투수'에게도 '높은 벽'처럼 버티고 있는 한 가지 기록이 있다.

1999년 이후 국내 투수들이 이루지 못하고 있는 한 시즌 '20승 고지' 돌파가 바로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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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류현진. 동아일보 자료사진
사실 이번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20승 달성이 올해에는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프로 5년 차를 맞아 최고의 기량을 보인 류현진이 있었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2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가 6이닝 이상 공을 던지고 3자책점 이하로 막아내는 것)를 기록해 이 부문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지난달 26일 넥센과의 경기에서 16승을 기록한 뒤 왼쪽 팔꿈치에 피로가 쌓여, 9월2일 삼성전 이후 등판을 못하고 있는 상태. 한대화 한화 감독은 "팔꿈치에 이상이 온 류현진을 무리해서 등판시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현재 평균 자책 1위(1.82), 탈삼진 1위(187개), 승률 1위(0.800)를 달리고 있는 류현진은 승리 부문에서는 16승을 끝으로, 다승왕 경쟁에서는 밀려난 상태.

류현진의 20승 달성이 어렵게 됨에 따라 기대를 모았던 또 한명의 '괴물 투수'는 김광현. 그는 19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시즌 17승을 달성했다.

평균 자책 2위(2.27), 탈삼진 2위(178개), 승률 2위(0.739)로 3개 부문에서는 류현진에 뒤져 있던 김광현이 승리 부문에서는 단독 1위에 나선 것.

SK 김광현.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하지만 김광현의 소속팀인 SK의 남은 경기 수가 6게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김광현의 20승 달성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

29년째를 맞는 한국프로야구 역사에서 12명의 투수가 한 시즌 20승 투수의 명예를 안았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OB의 박철순이 36경기에 나와 24승4패7세이브를 기록하며 20승 역사의 첫 장을 열었다.

1983년에는 해태 이상윤(20승)과 삼미 장명부(30승)가 기록을 이어갔다. 해태 선동열은 1986년(24승), 1989년(21승), 1990년(22승) 등 세 차례 20승을 달성했다.

롯데 최동원이 1984년(27승), 1985년(20승), 삼성 김시진이 1985년(25승), 1987년(23승) 나란히 두 차례씩 20승을 넘겼다.

15번의 20승 기록 중 12번이 모두 1990년대 이전에 세워졌다. 그 이유는 당시만 해도 투수들이 선발-중간-마무리를 가리지 않고 등판했기 때문. 90년대를 넘어서면서 마운드 분업화로 선발 투수가 등판할 수 있는 경기수가 줄어들면서 20승 기록도 드물어졌다.

LG 이상훈은 1995년 왼손 투수로는 삼성 김일융에 이어 두번째로 20승 고지를 밟았다. 쌍방울 김연욱은 1997년 구원투수로 70경기에 나와 20승을 올리는 진기록을 세웠고, 현대 정민태는 1999년 국내 투수로는 마지막 20승을 올린 선수로 기록됐다.

두산 외국인 투수 리오스가 22승을 올린 2007년 이후 20승을 달성한 투수는 나오지 않고 있다.

'거포' 이대호(롯데)의 7관왕(타율, 홈런, 타점, 득점, 안타, 출루율, 장타율) 도전으로 풍성해 보이는 타격 부문에 비해, 20승 달성 투수가 올해에도 나오지 않게 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이는 투수 부문….

류현진 김광현, 두 에이스가 함께 출전하는 11월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일궈내 '20승 달성 실패'의 아쉬움을 날려 보내 주기를 기대해 본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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