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렬 “슛·패스…식사시간까지도 주영이형 하는건 다 배운다”

동아닷컴 입력 2010-09-10 07:00수정 2010-09-10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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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롤 모델 ①이승렬 “박주영을 닮고 싶다”
FC서울 이승렬은 자신의 롤 모델 박주영을 하나부터 열까지 따라하며 선배 못지않은 선수로 성장하겠다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볼터치·위치선정 등 보며 공부
대표팀 소집땐 음식도 따라 먹어

유럽진출 후 엄청난 근육에 깜짝
체력보강…형처럼 해외진출 목표
《희망은 동기부여가 된다. ‘롤 모델’이 존재한다는 것은 곧 희망이다. 미래를 향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것도 롤 모델의 위치까지 오르기 위해서다. 한국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선수들의 롤 모델은 누구일까. 스포츠동아가 젊은 선수들의 롤 모델을 매주 소개한다.》이승렬(21·FC서울)의 롤 모델은 박주영(AS모나코)이다.

둘은 여러모로 닮았다. 포지션이 공격수라는 점 외에도 무엇보다 사령탑들의 무한 신뢰를 받고 있다는 점이 그렇다.

데뷔 시즌 홈 개막전 출전이란 영광을 안은 것도 같다. 고려대 졸업 이후 2005년 서울에 입단했던 박주영은 당시 홈 개막전인 대구 전(3월 9일 컵 대회)에 교체 멤버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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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뒤인 2008년 고졸 신인(현 삼육대 재학) 이승렬은 울산과 리그 첫 경기에 선발로 투입돼 후반 10분 박용호와 교체될 때까지 55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서울에서 신인이 데뷔 첫 해에, 그것도 홈 개막전에 나선 것은 박주영과 이승렬 뿐이다.

비슷한 전철을 밟은 만큼 이승렬은 박주영의 모든 걸 따라가고 싶어 하고, 또 그렇게 하고 있다.

박주영이 2008년 7월 AS모나코로 이적했으니 둘이 실제 함께 한 시간은 고작 반 시즌에 불과했으나 이승렬은 그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걸 배웠다고 털어놓았다. “(박)주영이 형이 하는 것들은 죄다 배우고 싶었어요. 똑같이 하고 싶었고, 하나하나 살펴봤죠. 슛이나 패스할 때 볼 터치도 부드럽지만 위치 선정이 기가 막히거든요. ‘따라쟁이’란 얘기를 듣더라도 배울 건 배워야죠.”

박주영도 자신을 유독 잘 따르는 4살 어린 후배가 귀여울 수밖에 없었다.

남아공월드컵을 전후로 이승렬이 대표팀에 선발되고, 파주NFC에서 조우할 때마다 이승렬을 가장 잘 챙겨주는 이도 박주영이었다.

“식사 시간까지 맞췄어요. 항상 같은 음식, 같은 양을 섭취했고요.”

이승렬은 완성품이 아니다. ‘현재 진행형’이다. 볼 배급을 하는 도우미 역할부터 공격수가 수비에 가담할 때 반드시 해야 하는 움직임까지 두루 습득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이승렬의 콤플렉스는 피지컬(체력)이다. 역시 이 부분도 박주영을 따라가려 노력 중이다.

월드컵을 준비하며 이승렬은 선배의 어깨를 만져보곤 화들짝 놀랐다고 회상했다. “근육이 엄청났어요. 서울에서는 물렁물렁했는데, 그때 보니 탄탄한 어깨가 정말 대단했어요. 왜 (박)주영이 형이 거친 유럽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새삼 실감할 수 있게 됐죠. 부드러움과 강함의 조화가 비밀이죠.”

이 때문에 요즘 이승렬은 웨이트트레이닝을 꾸준히 하고 있다.

공격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상당한 역할을 하다보니 많이 움직여야 했고, 스스로 가장 부족한 부분이 체력이란 것을 깨닫게 된 것도 있지만 역시 박주영의 조언이 결정적이었다. 월드컵이 끝나고 귀국 비행기 안에서 이승렬은 박주영에게 사인(?)을 받았다.

“‘형, 사인 한 장 해줘’라고 했더니, 종이에 크게 ‘승렬아, 웨이트 좀 해야 날 따라온다’고 써주더라고요.”

이승렬은 유럽 진출이 목표다. 박주영처럼 조금이라도 어린 나이에 큰 무대를 밟고 싶어한다. 하지만 당장은 계획이 없다. 병역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태산이다. 대신, 독일 분데스리가 카이저슬라우테른 등에서 올 여름 러브콜이 왔을 때 느낀 짜릿한 행복감은 잊을 수 없다. “어느 정도 실력을 인정받은 거잖아요. 조금 더 발전한 뒤에 나가야겠죠. 다만, 가능성을 확인시켰다는 점에서 충분히 자신감을 찾았어요. 주영이 형도 그랬다던데요.”

여기서 ‘필요한 발전’이란 박주영의 모든 면이다. 볼 키핑, 컨트롤, 슛까지.

이승렬은 박주영이 경험 못한 K리그 우승과 대표팀 내 확고부동한 주전 확보가 당면 목표다. 이란과 평가전을 마친 뒤 대표팀 조광래 감독은 “쓸 만한 스트라이커가 부족하다”고 했다. 이승렬이 자극 받을 수밖에 없다.구리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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