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 함지훈 “우승 命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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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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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군인농구대회 오늘 개막
“외국센터들과 전훈…자신감”

‘군인정신’이란 말이 입에 밴 것 같았다. 처음엔 힘들었지만 ‘오전 7시 기상, 오후 10시 취침’이 이제 생활이 됐다며 활짝 웃었다. “기름기를 뺀 자리에 정신력과 투지를 채웠다”는 이 남자. 농구 국가대표 센터 함지훈(26·상무·사진) 얘기다.

5월 입대한 이등병 함지훈의 생활은 고단해 보인다. 상무의 강도 높은 훈련에 부대 막내로서 선임들을 챙겨야 하는 고충도 크다. “언제 청소랑 빨래 지시가 내려올지 모르잖아요. 늘 긴장해야 하는 10분 대기조죠.”

하지만 어느 때보다 행복하단다. 그는 “항상 함께 있다 보니 팀 전체가 가족 같은 분위기”라며 “게으른 성격이 없어져 몸 상태도 날아갈 듯 가볍다”며 미소 지었다. 그를 행복하게 만드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최근 발표된 광저우 아시아경기 최종 엔트리 13명 명단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 운동능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유재학 대표팀 감독은 “미국 전지훈련 때 육중한 체구의 흑인 선수들과 일대일로 맞선 건 지훈이뿐이었다. 골밑 감각만큼은 국내에서 독보적”이라며 무한 신뢰를 보냈다. 함지훈은 “외국 센터들과 경기하며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1분을 뛰더라도 코트에서 쓰러지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11월 아시아경기에 앞서 함지훈은 9일 또 다른 국가대항전에 나선다.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막하는 세계군인농구선수권. 17일까지 열리는 이번 대회엔 세계 13개국에서 군인 선수와 임원 등 300여 명이 참가한다. 50년 넘는 전통에 걸맞게 대회 수준도 높다. 미국 중국 브라질 등 일부 국가엔 프로급 선수들이 포진했다. 함지훈은 “예상보다 상대 전력이 괜찮아 매 경기 쉽지는 않겠지만 목표는 역시 우승”이라며 출사표를 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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