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욱·최효진 “이겨서 죄송합니다”

스포츠동아 입력 2010-09-03 07:00수정 2010-09-03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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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이적생 듀오, 1일 포항전 펄펄
최효진. 스포츠동아DB
지난 주말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대결.

후반기 들어 가장 활약이 기대된 듀오 최효진-최태욱이 이뤘던 서울의 ‘C라인’은 예상 밖으로 쉽게 무너졌다. 결승골을 포함한 수원 골게터 다카하라의 2골이 모두 서울의 오른쪽에서 시작된 탓이다.

당시 현장에 있던 다수의 축구인들은 “서울이 야심 차게 영입한 작품이 제대로 역할을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1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렸던 포항과 K리그 원정 경기를 앞두고 서울을 향한 불안한 시선이 나온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었다. 디펜딩 챔피언 전북을 꺾고 포스코컵 정상을 밟은 뒤 서울은 곧바로 수원에 패했다.

심지어 라이벌전 패배로 한계에 도달했다는 혹평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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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서울은 예전에 비해 달라진 게 있었다. 바로 집중력과 끈질김이었다. 그동안 타 팀에 비해 유독 젊은 피가 많아 위기관리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달갑잖은 평가도 있었으나 올 시즌 서울은 완전히 바뀌었다.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최선을 다했다. 승리를 확정한 상황에서도 추가 골을 넣는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특히 수원전에 부진했던 ‘C라인’이 확실히 제 몫을 했다.

둘의 친정 팀은 포항. 나란히 풀 타임을 소화하며 최태욱은 1골-1도움을 올렸고, 최효진 역시 수비라인의 한 축을 담당하는 동안 활발한 공격 가담으로 상대 진영을 쉼 없이 흔들었다.

4-1 쾌승의 원동력도 ‘C라인’ 콤비 플레이에서 비롯됐다. 수원전 때는 최태욱이 후반 시작과 함께 정조국과 교체 투입된 탓에 둘이 실질적으로 호흡을 맞춘 것은 45분에 불과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포항 박창현 감독대행과 포항 관계자들은 “우리 팀에 있었던 최 씨들이 좋은 플레이를 하면 안 되는데”라며 걱정했으나 불행히도 이는 현실이 됐다.

그러나 둘의 태도는 신선했다.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서울 원정 팬들에 인사를 한 뒤 이들이 곧장 찾아간 곳은 포항 서포터스가 자리한 본부석 왼편 스탠드였다. 전북을 거쳐 올 여름 서울로 옮긴 최태욱은 2006년과 2007년, 최효진은 2007년부터 작년까지 포항에 몸담았다.

프로의 어쩔 수 없는 숙명처럼 이들은 친정 팀을 적으로 만났지만 자신들에게 아낌없는 갈채를 보낸 포항 팬들을 향해 큰 절을 올렸다. 박 감독대행도 둘의 어깨를 꼭 끌어안으며 기분 좋은 축하 인사를 건넸다.

서울과 포항 관계자들은 “승부를 떠나 아름다운 장면을 만든 모습이 너무 좋았다. 바로 이런 장면이 스포츠의 진면모가 아니겠느냐”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포항|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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