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축포 윤빛가람, 조광래호 황태자 ‘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1일 22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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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스무살의 미드필더 윤빛가람(경남 FC)이 축구국가대표 데뷔 무대에서 득점포를 쏘아 올리며 '조광래호의 황태자' 자리를 예약했다.

윤빛가람은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 국가대표 친선경기에서 '3-4-2-1' 포메이션의 중앙 미드필더로 풀타임을 뛰면서 경기 시작 16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려 한국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A대표로 처음 치른 경기에서 골 맛까지 보면서 이날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신고식을 치른 조광래 감독이 왜 자신을 대표팀에 불러들였는지 확실하게 보여줬다.

특히 올해 경남에 입단해 조광래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새롭게 축구에 눈을 뜬 윤빛가람이기에 앞으로 대표팀에서도 중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윤빛가람은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MVP)로도 뽑혔다.

윤빛가람은 2007년 한국이 개최한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주전으로 뛴 유망주였다.

"K-리그는 몇몇 경기를 빼고는 재미없어 잘 안 본다. 너무 느리다"는 등 톡톡 튀는 언행 때문에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던 그는 이후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17세 이하 월드컵 이후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중앙대)에 진학하자마자 부상을 당해 오랫동안 그라운드를 떠나 있어야 했던 것이 컸다.

점점 팬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 가던 윤빛가람은 지난해 말 K-리그 신인드래프트에 도전장을 던졌고, 조 감독의 부름을 받으면서 새로운 축구 인생을 시작했다.

윤빛가람은 K-리그에 뛰어들자마자 팀의 주전 자리를 꿰차 올 시즌 경남의 돌풍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올 시즌 프로축구 무대에서 19경기를 뛰며 벌써 5골 4도움이나 올리는 등 맹활약을 이어왔다.

조광래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자 A대표로 발탁된 적이 없었던 윤빛가람을 바로 호출했다.

윤빛가람은 대표팀 소집 직전인 지난 8일 부산 아이파크와 K-리그 16라운드 원정경기(2-1 승)에서도 결승골을 터트리며 조광래 감독의 부름에 화답했다.

윤빛가람은 이제 스무 살이지만 나이에 비해 빈틈없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스티븐 제라드(리버풀)처럼 팀을 위해 희생하는 선수를 닮고 싶다는 그는 어렸을 적 아픔도 있었기에 나이에 비해 생각도 성숙해졌다.

이날 전반부터 기성용(셀틱), 후반 17분부터는 백지훈(수원)과 함께 중원을 누빈 윤빛가람은 함께 모여 훈련한 지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전방 공격수들과 유기적인 플레이로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조광래 감독의 전술을 무난히 소화해냈다. 2선에서 찔러주는 패스도 날카로웠다.

대표팀 사령탑 부임 후 처음 팀을 소집하면서 윤빛가람 등 어린 선수들을 명단에 넣은 조 감독은 이들을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내다보면서 지속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윤빛가람을 앞으로 더욱 주목해야 할 이유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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