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헤드킥] 귀신잡는 해병, 김원일에 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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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9일 07시 00분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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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수로는 드문 해병대 출신
사인볼 차주자 뜨거운 함성 터져


포항과 성남의 K리그 경기가 벌어진 8일 포항 스틸야드.

포항의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루키’ 김원일(24·사진)은 경기 전 홈팬들에게 사인 볼을 차주는 행사 때 본부석 맞은 편 오른쪽 스탠드를 메운 2000여명의 해병대 장병들에게 다가갔다. 붉은 티셔츠를 맞춰 입은 장병들 사이에서 열광적인 함성이 터져 나왔다. 김원일도 슬며시 웃음을 지었다.

이들의 만남이 특별한 사연이 있다.

김원일은 포항 해병대 사이에서 ‘전설’로 불린다. 축구 선수로는 드물게 해병대에 현역으로 입대해 군복무를 마친 희귀종 중의 희귀종이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투수 권오준이 해병대 출신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프로축구에서 현역병 그것도 해병대 출신은 상당히 드문 케이스.

김원일은 숭실대 2학년을 마치고 해병대에 자원입대했다. 당시에는 축구를 그만두겠다는 생각이었다.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한 김원일을 윤성효 당시 숭실대 감독(현 수원삼성 감독)이 끈질기게 설득했다.

고심 끝에 그는 다시 축구화를 신었고 3학년을 마친 뒤 올 시즌을 앞두고 K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포항에 지명을 받아 꿈에 그리던 K리그 무대를 밟았다.

포항 박창현 감독대행은 “키가 크면서도 수비수로는 드물게 스피드가 빠른 게 장점이다. 천성적으로 성실하다. 그런 성실함이 없었다면 2년 동안 운동을 쉬고 다시 재기하는 게 불가능했을 것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포항|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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