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바꼭질 그만?… 베일벗은 北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6일 21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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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비사 도착후 비밀훈련 고집하다 첫 공개
정대세 “우리는 포르투갈 반드시 이길 것”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동쪽에 위치한 템비사 마쿨롱 스타디움. 템비사는 대표적인 흑인 밀집지역으로 백인이나 동양인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나이지리아와 잠비아에서 건너온 불법 이민자들이 많아 치안이 다른 곳에 비해 더 나쁘다. 5일 자동차를 타고 경기장으로 향하는 길에는 슬레이트와 합판으로 지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현지 교민인 김상훈 씨는 "자동차를 몰지 않고 걸어서 3km 정도의 거리를 걸어 스타디움으로 가는 것은 목숨을 내놓고 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마쿨롱 스타디움은 1만5000여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이다. 이 곳이 월드컵을 앞두고 주목을 받는 이유는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북한 대표팀의 훈련 장소이기 때문이다.

북한 대표팀은 1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OR 탐보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베이스캠프인 미드란드 프로티아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마쿨롱 스타디움은 호텔과 자동차로 20분 거리. 북한 대표팀이 훈련장까지 이동하기에는 최상의 조건이다. 반면 북한 대표팀의 모습을 보기 위해 이 곳을 찾을 팬과 취재진들은 치안 문제로 접근하기 힘들다. 북한 대표팀이 훈련에 방해받지 않고 노출을 피하기 위해 이곳을 선택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5일 북한 대표팀의 훈련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았지만 경기장 안으로 통하는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그러나 북한은 6일 나이지리아와 평가전을 앞두고 처음으로 훈련 모습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첫 공개 훈련에서 북한은 미니게임을 통해 본선에 대비한 전술을 가다듬었다. 정대세와 홍영조 등 해외 공격수들을 활용한 역습에 초점을 맞췄다.

김정훈 북한 월드컵대표팀 감독은 YTN과 인터뷰에서 "우리 팀은 이번 월드컵에서 세계적 강팀인 브라질,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와 경기를 하게 돼 있는데 우리 선수들도 기세가 충천하며 우리식 전술로서 상대팀을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정대세는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전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안겨줬던 포르투갈과의 리턴매치를 염두에 둔 듯 "포르투갈의 사자와 북한의 호랑이가 맞대결하는 경기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포르투갈을 반드시 이길 것이다"며 의욕을 보였다. 정대세는 전날 외신 인터뷰에선 "북한은 브라질에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브라질은 북한을 쉽게 지나치기 힘들 것이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프리토리아=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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