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90년대 한국여자골프를 주름잡던 고우순(46)이 KLPGA가 올해부터 적용한 ‘88타 룰’의 첫 번째 희생양이 됐다.
고우순은 7일 열린 KLPGA 투어 러시앤캐시 채리티 클래식 1라운드에서 무려 20오버파 92타를 쳤다. 버디 없이 보기 11개에 더블보기 1개, 퀸튜플 보기 1개까지 적어냈다. 프로의 성적이라고 하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모처럼 국내대회에 출전한 고우순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후배들과 멋진 경기를 치르고 싶어 했다. KLPGA 관계자는 “고우순 프로가 평소보다 연습도 많이 하면서 대회를 준비했다. 불행히도 연습이 독이 된 것 같다. 허리에 이상이 생겨 대회 때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1985년 프로가 된 고우순은 국내 투어에서 17승, 일본에서 8승, 미 LPGA 투어에서도 2승을 기록한 베테랑이다. 2000년엔 일본여자골프에서 평균 퍼트 수 1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쳐왔다.
국내 여자골프를 대표해온 스타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불명예를 안게 됐다. KLPGA가 올해부터 적용한 88타 규정에 걸려 2라운드 경기를 해보지도 못하고 컷 탈락이 결정됐다.
KLPGA는 올해부터 한 라운드에서 88타 이상을 기록하면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없도록 했다. 대회의 빠른 진행과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조치다. 예상과 달리 일찍 경기를 끝낸 고우순은 1라운드를 마치고 휴식을 위해 곧바로 일본으로 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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