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의 ‘평창올림픽 사랑’

  • 동아일보

유치위 공동위원장 맡아
전 세계 돌며 평창 홍보전

회사 네트워크도 총동원
15개월 유치 프로젝트 가동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서 겨울올림픽 유치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2월 17일 평화 증진을 위한 국제비영리단체 ‘피스 앤드 스포트’ 대사로 임명된 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과 포즈를 취했다. 사진 제공 대한항공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서 겨울올림픽 유치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2월 17일 평화 증진을 위한 국제비영리단체 ‘피스 앤드 스포트’ 대사로 임명된 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과 포즈를 취했다. 사진 제공 대한항공
대한항공 임원 105명은 2월 함박눈이 쏟아지던 강원 평창군 용평리조트에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해마다 계열사인 하얏트리젠시인천호텔에서 열렸기에 이례적이었다. 사연은 이랬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를 향한 결의를 다지는 의미에서 장소 변경을 지시했다.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 회장은 “우리 임원들도 국가 대사인 겨울올림픽 유치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모두가 적극적으로 활동하기 바란다”며 각별한 관심을 당부했다. 이 세미나에는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해외에 주재하는 9명의 임원도 참석해 올림픽 유치를 위한 대한항공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조 회장은 12일 밴쿠버 겨울올림픽 피겨 금메달리스트 김연아와의 후원 계약 연장식에 참석해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의 중요성을 새삼 강조했다. 주요 외부 행사에 평창 유치위원회 배지를 달고 다니는 조 회장은 “김연아 선수는 평창 겨울올림픽 홍보대사인 만큼 적극적으로 활동해 달라”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조 회장은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4월 말부터 2018년 겨울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되는 내년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때까지 15개월 동안 유치 활동을 위한 해외 출장 계획을 일찌감치 세웠다. 4월 25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개막하는 스포츠 어코드 참석을 시작으로 5월에는 멕시코에서 열리는 북미와 중남미 지역 스포츠 총괄기구인 FASO 총회를 방문한다.

6월 평창이 공식 후보 도시로 선정되면 유치 활동에 가속 페달을 밟을 작정이다. 6월 남아공 월드컵, 8월 싱가포르 유스올림픽, 11월 중국 광저우 아시아경기 등 주요 인사들이 참가하는 국제 스포츠 이벤트에는 모두 참석하기로 했다. 이 기간 IOC 위원들과 활발히 접촉해 겨울올림픽 유치 삼수에 나선 평창을 홍보하며 표심을 잡는 데 주력할 생각이다. 조 회장은 당분간 올림픽 유치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사내 의사결정 체제를 자신이 부재중이더라도 총괄사장 중심의 책임경영 체제로 전환하도록 했다.

조 회장이 스포츠 리더로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08년 대한탁구협회장에 취임하면서부터. 당시 탁구협회는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었다. ‘스포츠를 통한 사회공헌의 실현’이라는 대의를 내세워 협회장직을 수락한 조 회장은 한국 탁구 중흥의 기반을 다지겠다는 약속과 함께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과 상시훈련 체제 구축을 청사진으로 제시하며 협회의 안정을 이끌었다. 기업 경영 시스템을 도입한 조직 운영과 원칙에 맞는 인사로 협회의 갈등을 해소하는 데 주력하는 한편 탁구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9월부터 유치위원회를 이끌기 시작한 조 회장은 항공사 최고경영자로서 쌓은 오랜 경험을 통한 폭넓은 네트워크와 서비스 정신을 유치 활동에 접목했다. 1월 유치위원회 내에 5명의 외국인 홍보 전문가를 영입해 컨설턴트팀을 구성했다. 유치위원회에 기금 30억 원을 쾌척하기도 했다.

2월 밴쿠버 겨울올림픽 때는 현지를 방문해 인사를 나눴던 70여 명의 IOC 위원과 국제경기연맹 관계자 전원에게 친필 서명이 담긴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당시 코리아하우스 개관식에선 국제 스포츠 주요 인사들에게 맥주, 음료수 등을 직접 서빙해 화제가 됐다.

조 회장은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는 5000만 국민의 열망이다. 작은 도움이라도 된다면 어떤 일이라도 해야 한다. 마지막 결정의 순간까지 계속 뛰겠다”고 다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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