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떴다 가빈, 46점 ‘고공폭격’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삼성화재, 현대캐피탈에 설욕… 챔프전 2승1패

“마음을 비웠어요. 가빈을 포함한 선수들에게 여기까지 온 것도 잘한 거니 마음껏 놀아보라고 했습니다.”

경기를 앞둔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몇 차례나 마음을 비웠다고 했다. 애써 웃음을 보였지만 이틀 전 현대캐피탈에 2년여 만에 0-3으로 완패한 충격은 가시지 않은 듯했다. 가빈 슈미트가 문제였다. 1차전에서 역대 한 경기 최다 타이인 50점을 올리며 3-2 승리를 이끌었지만 2차전에선 실책을 11개나 하며 27득점에 그쳤다. 어이없는 실책이 많은 게 더 큰 문제였다. ‘가빈화재’로 통하는 삼성화재에서 가빈의 부진은 곧 패배를 의미한다.

신 감독은 2차전이 끝난 뒤 가빈을 따로 만나 다독였다. 가빈은 최근까지 “빨리 집이 있는 캐나다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해 구단의 애를 태웠다. 신 감독은 가빈에게 이렇게 말했다. “힘든 건 안다. 그러나 그동안 함께 고생한 동료들을 생각해라. 남자답게 의리를 위해서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라.”

가빈이 살아났다. 삼성화재가 이겼다. 삼성화재는 1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3차전에서 홈팀 현대캐피탈을 3-1(21-25, 25-22, 26-24, 25-20)로 꺾고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다시 한발 앞섰다. 가빈은 2세트에서 역대 한 세트 최다 타이인 16득점을 기록하며 혼자 46점을 올렸다. 공격점유율은 62%.

기선을 제압한 건 현대캐피탈이었다. 선수들의 고른 활약으로 1세트를 25-21로 따냈다. 2세트를 아쉽게 내줬지만 분위기는 괜찮았다. 그러나 다잡았던 3세트를 내주면서 급속히 무너졌다. 삼성화재는 3세트에서 21-24까지 뒤졌지만 석진욱의 시간차 공격과 가빈의 잇단 득점으로 24-24 듀스를 만든 뒤 손재홍의 블로킹 득점에 이어 현대캐피탈 박철우(20득점)의 백어택이 아웃되면서 세트를 마쳤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그동안 잘해오던 세터 고영민을 믿고 별다른 사인을 내지 않았는데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 빨리 추스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4차전은 1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천안=이승건 기자 wh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