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 4시즌 연속 통합 우승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7일 03시 00분


노장과 새내기 조화… 임달식 감독의 지도력…

우승을 밥 먹듯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남모르는 투혼과 노력이 있었다.

여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4차전이 열린 6일 안산 와동체육관. 신한은행이 홈 코트에서 삼성생명을 78-72로 이기고 3승 1패로 네 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확정지었다.

코트가 신한은행 선수들의 울음바다로 변한 것은 팀의 최고참인 전주원(38·사진)이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로 호명된 순간. 전주원은 2월 12일 국민은행과 경기에서 왼쪽 무릎 연골이 찢어져 18일 수술을 받았다. 그는 자신 때문에 팀에 피해가 갈까봐 동료 선수들에게조차 쉬쉬했고 최근에야 이 사실이 알려졌다. 평소 임달식 감독이 “코트에 있는 것만으로도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라고 말하는 전주원은 이날 3점밖에 올리지 못했지만 40분을 다 소화하는 투혼을 보였다. 전주원은 후배들을 향해 큰절을 한 뒤 뜨겁게 포옹을 나눴다.

전주원은 “내가 받을 상이 아닌데 후배들 덕분에 받았다. 그동안 MVP를 몇 번 받았지만 후배들이 주는 이 상이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무릎 부상으로 시즌 중반에야 합류했고 시즌 후반에도 부상 재발로 고생했던 최윤아(25)는 “언니가 수술 받은 걸 며칠 전에야 알았다. 내가 겪은 부상 고통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놀랍다. 정말 진정한 MVP”라고 말했다.

지난 몇 년간 신한은행은 노장 전주원과 정선민(36)이 팀의 중심을 잡고 국내 여자 농구 최장신 하은주(27·202cm)가 골밑을 책임지며 최강의 전력을 유지했다. 물론 임달식 감독의 혹독한 훈련이 뒷받침됐다. 신한은행의 독주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국가대표 가드 최윤아가 건재하고 2년차 새내기 포워드 김단비(21) 등 신진들이 쑥쑥 성장하고 있다.

3쿼터 중반까지 접전이었던 이날 경기에서 고비마다 분위기를 바꾼 것은 젊은 선수들이었다. 최윤아(18득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는 36-41로 뒤진 2쿼터 막판 분위기를 바꾸는 3점 슛을 성공시켰고 김단비(11득점)는 54-51로 쫓긴 3쿼터 막판 3점 슛으로 상대 추격을 따돌렸다.
안산=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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