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군단 그리스, 전천후 고공폭격 위협적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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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컵 B조 3국 크로스 능력은
측면 - 후방서 90분 내내 지원
191cm 카리스테아스 ‘경계 1호’

2004년 6월 포르투갈 리스본의 알바라데 스타디움. 후반 20분 테오도로스 자고라키스(PAOK)가 오른쪽 측면을 열었다. 그리고 자로 잰 듯한 빠르고 날카로운 크로스. 이 한 방으로 끝났다. 앙겔로스 카리스테아스(레버쿠젠)가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해 결승골을 뽑았다. 그리스는 이 골로 프랑스를 1-0으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여세를 몰아 체코와 포르투갈마저 연파하며 유로 2004 우승컵을 안았다.

‘크로스에서 시작해서 크로스로 끝나는 팀.’ 한국과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만날 그리스 얘기다. 그리스 선수들의 개인 전술은 프랑스, 포르투갈 등에 비해 떨어진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날카로운 크로스와 월등한 높이로 약점을 극복했다.

‘중앙 공격’ 아르헨-나이지리아
측면공격수 돌파능력도 수준급


그리스 공격의 꼭짓점은 역시 카리스테아스. 측면과 후방에서 전천후로 날아오는 크로스는 키가 191cm인 그의 머리로 향한다. 오토 레하겔 그리스 대표팀 감독은 그를 두고 “타이밍과 점프력, 몸싸움 등 헤딩의 삼박자를 갖춘 공격수”라고 평가했다. 테오파니스 게카스(헤르타 베를린)도 무섭다. 179cm인 게카스는 장신은 아니지만 순간적으로 상대 골문 쪽으로 파고들어 낮고 빠른 크로스를 끊어 먹는 능력이 수준급이다. 그리스의 높이는 게오르기오스 사마라스(셀틱)와 디미트리스 살피기디스(파나시나이코스) 등 재능 있는 측면 공격수들의 존재로 더욱 빛난다.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만날 아르헨티나의 주공격 루트는 그리스와 대조적이다. 측면 크로스를 이용한 공격보다는 짧은 패스를 이용한 중앙 공격을 선호한다. 이런 공격의 중심에 있는 선수가 ‘마라도나의 재림’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그렇다고 크로스 능력이 떨어지는 건 결코 아니다. 서형욱 MBC 해설위원은 “호나스 구티에레스(뉴캐슬)와 앙헬 디 마리아(벤피카)는 순간 스피드가 좋다. 방심하면 단독 크로스를 허용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조별 리그 마지막 상대인 나이지리아는 상대적으로 크로스를 이용한 공격 빈도가 낮다. 일대일 공격, 중거리 슈팅 등 개인 역량에 기댄 공격을 선호한다. 그러나 오바페미 마틴스(볼프스부르크)나 피터 오뎀윙기(로코모티프 모스크바) 등 측면 공격수들의 역량이 수준급이어서 방심은 금물이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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