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질이 딱딱하고 거치네… 규혁-강석 순위 ‘미끄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2월 17일 07시 00분


한국의 동계올림픽 전통의 효자종목 쇼트트랙은 물론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모두 밴쿠버 빙질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16일(한국시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결선이 열린 밴쿠버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은 빙질 문제로 경기가 1시간 이상 중단됐다. 오벌은 그동안 노면이 너무 딱딱하고 거칠다는 원성이 자자했다.

결국 이날 경기 중반 각국 코칭스태프는 “이 상태로는 더 이상 경기를 할 수 없다”고 항의해 급히 정빙기가 가동됐지만 이마저 고장을 일으켜 다른 경기장에서 새로운 정빙기를 가져와야 했다.

딱딱하고 거친 노면은 단거리 종목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경기중단 역시 새로운 변수로 작용해 당장 이상화가 17일 출전하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결선이 큰 문제다.

한국은 다행히 16일 모태범이 500m에서 금메달을 따냈지만 이규혁과 이강석은 빙질 적응에 애를 먹으며 부진했다. 김관규 스피드스케이팅 감독은 “단거리 종목은 빙질에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오늘 경기가 1시간 동안 중단돼 미리 워밍업을 끝내놨던 이규혁은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쇼트트랙과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이 열리는 퍼시픽 콜리세움도 빙질에 대한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올림픽에서 4개의 금메달을 땄던 전이경 SBS 해설위원은 콜리세움 빙질을 살펴본 후 “피겨스케이팅과 함께 쓰는 경기장이기 때문에 빙질 상태가 고르지 못한 것 같다. 처음에는 너무 빡빡하더니 이제 피겨 때문에 물을 많이 뿌려서 물러졌다”고 밝혔다.

곡선구간까지 빠른 레이스가 필요한 쇼트트랙은 단단한 빙질, 섬세한 연기가 펼쳐지는 피겨스케이팅은 비교적 무른 표면이 필요하지만 한 경기장에 편성돼 서로에게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24일부터 27일까지 콜리세움에서는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와 프리, 쇼트트랙 남녀 4종목의 결선이 번갈아 열리기 때문에 빙질 변화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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