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감독 “신정락 볼수록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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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0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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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스태프 입장에서는 질문이 없는 신인만큼 답답한 경우는 없다. 모르는 것은 끝까지 짚고 넘어가는 것은 공부에서나, 야구에서나 우등생의 조건. 그것만으로도 신정락(오른쪽)의 미래는 밝다. 사진제공 | LG트윈스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는 질문이 없는 신인만큼 답답한 경우는 없다. 모르는 것은 끝까지 짚고 넘어가는 것은 공부에서나, 야구에서나 우등생의 조건. 그것만으로도 신정락(오른쪽)의 미래는 밝다. 사진제공 | LG트윈스
“시간이 지날수록 기대치가 높아지는 선수다.”

LG 박종훈 감독은 사이판 전지훈련에서 신인투수 신정락(23)에게 눈길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프로야구 사상 처음 실시한 전면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유망주지만 신인은 신인. 박 감독은 그래서 “신인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과 같아서 시즌 마운드 구상을 할 때 계산에 넣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신정락은 볼수록 매력이 있다”는 말로 호감을 나타냈다.

신정락은 사이드암으로는 보기 드물게 고려대 4학년 때 직구 최고구속 149km를 찍었다. 평균구속도 144∼146km. LG 김진철 스카우트 부장은 “대학 시절 4년간 공식 대회에서 단 1개의 피홈런도 없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경기운영 능력이 있었다. 슬라이더가 좋고 몸쪽 싱커가 괜찮다. 팀 사정상 즉시전력감이 필요해 신정락을 찍었다”고 말했다.

신정락은 현재 LG 투수들 중 이형종 심수창 정찬헌 등과 함께 가장 페이스가 빠르다. 80∼90%까지 끌어올려 시뮬레이션 피칭까지 소화하고 있다.

아직 구속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는 없는 상황. LG 전력분석팀의 김준기 과장은 “사이판에서는 일부러 투수들이 던질 때 스피드건을 들이대지 않고 있다. 자칫 구속을 보여주기 위해 투수들이 오버워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위에서는 “볼 스피드는 물론 슬라이더의 꺾이는 각이 괜찮다”며 호평을 내놓고 있다.

기량도 기량이지만 멘털적인 요소도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김준기 과장은 “조용하고 차분하지만 질문을 하면 자신의 생각을 또렷하게 밝힌다. 의문이 있으면 확실히 짚고 넘어간다. 투수들의 성격을 보면 아예 와일드하거나 아예 차분하거나 둘 중 하나인데, 신정락은 후자”라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아직 1군에 쓸지 안 쓸지 결정할 단계는 아니다. 오키나와에서 실전을 치러봐야 알 수 있다. 공은 좋지만 실전에서 새가슴인지 아닌지를 파악해야 한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그러면서도 “신인을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기대치가 높아지는 선수가 있는 반면 갈수록 실망하는 폭이 커지는 선수도 있다. 신정락은 전자에 속한다. 신인 중 유일하다”며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신정락은 “룸메이트인 박명환 선배로부터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은 조언을 받고 있다”면서 “프로에 들어와 훈련을 하다보니 아마추어 시절과는 많이 다르다. 힘든 것도 사실이지만 배우는 재미도 있다. 개막전 엔트리 진입을 목표로 전지훈련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신인다운 패기를 보였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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