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회 도움 주는 박찬호는 FA 미계약자 중 1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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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2일 1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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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스포츠동아 DB
박찬호. 스포츠동아 DB
2001년 박찬호가 LA 다저스에서 프리에이전트(FA)가 됐을 때 미국 언론은 “박찬호는 홈에서 강하지만 원정에서는 매우 약하다”며 새롭게 계약할 구단에 주의를 환기시켰다. 실제 기록이 말해주고 있었다. 미국 스포츠 용어 중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게 있다. FA가 되기 직전 2001시즌 홈에서 10승4패, 방어율 2.36을 마크했다. 홈 기록은 사이영상 후보감이었다. 원정에서는 5승7패, 방어율 4.83이었다. 승패를 떠나 방어율에서 2.47의 차이를 보였다. 비자책점을 고려하면 3점에 가까운 차이다.

한 시즌 뿐 아니라 5년 동안의 홈·원정 성적에서 두드러진 차이를 보인 게 사실이다. 박찬호는 5년 동안 다저스타디움에서 40승21패, 방어율 3.04였고, 원정에서는 35승28패, 방어율 4.66을 마크했다. 기자들의 기록 분석은 결코 틀린 게 아니었다. 텍사스 레인저스에서의 활동이 이를 입증한다.

아울러 기자들은 다저스타디움이 ‘투수 친화적’인 점을 강조했다. 지금도 다저스타디움은 투수친화적 구장이다. 다저스타디움에는 4월과 5월, 9월 야간경기 때면 찬 공기가 흐른다. 외야에 게양된 깃발을 보면 알 수 있다. 대형 성조기가 아래로 축 처진다. 따라서 타구가 뻗질 않는다. 낮경기나 여름 때의 홈런성 타구가 이 때는 외야플라이에 그친다. 역대로 다저스가 강타자보다는 샌디 쿠팩스, 돈 드라이스데일, 오렐 허샤이저 등의 명투수를 다수 배출한 이유도 구장과 무관치 않다.

21일(현지시간) ESPN의 야구전문기자 제리 크라스닉은 현재 포지션별 미계약 FA를 점검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마무리를 점검하면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FA 케빈 그렉, 키코 카렐로, 마이크 맥두걸, 기예르모 모타, 박찬호는 7회와 8회 팀에 도움을 줄 수 있으나 9회는 안 된다”고 평했다. 박찬호의 보직이 무엇인가가 분명해졌다. 마무리도 맡겼으면 하는 국내 팬들의 바람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케빈 그렉의 경우 플로리다 말린스, 시카고 컵스에서 마무리로도 활동했으나 2008년 9개 , 2009년 7개의 블론세이브를 허용해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약팀은 몰라도 강팀은 그렉을 마무리로 신뢰할 수 없다.

한편 같은 ESPN의 야구전문기자 키스 로는 현재 97명의 FA 미계약자 가운데 박찬호를 13위로 평가했다. 13위까지 중 불펜투수로는 박찬호가 유일하다. 지난 시즌의 성적은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계약은 늦어지고 있다. 현재로서도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각 구단은 당장 연봉조정신청자들과의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

필라델피아는 이날 투수 조 블랜턴과 3년 2400만달러, 외야수 셰인 빅토리노와 3년 2200만달러에 계약했다. 이제는 쓸 돈이 없어 박찬호와의 추가협상은 사실상 원천봉쇄된 셈이다.

LA |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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