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이야기]테러 없고 공정하고 순수하게… 월드컵에 바라는 11가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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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2010년 새해 소망 리스트는 이렇다.

(1) 6월 시작하는 월드컵에서 한 명도 테러에 희생되는 일이 없기를.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가는 한국 팬도 어디가 안전하고 어디가 위험한지 사전 교육을 받아야 한다. 남아공 당국이 부디 테러리즘을 완전 봉쇄하기를.

(2) 아프리카 땅에서 열리는 첫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국가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4강 신화를 이뤘던 한국처럼 될 수 있기를. 남아공은 힘들어 보이고 코트디부아르나 가나에 기대를 걸어본다.

(3) 남아공 월드컵 결승에선 스페인과 브라질이 만나길. 두 팀 모두 진짜 축구, 기술적인 축구를 하기 때문이다. 가슴으로는 스페인이 월드컵 사상 첫 우승 하기를 바라고 머리로는 브라질이 6번째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길 바란다.

(4) 멋있지만 위험한 경기인 축구가 자본과 정치의 게임이 아닌 그저 순수한 게임이 되기를.

(5) 디디에 드로그바(첼시)가 고국 코트디부아르에 200개 침상이 있는 병원을 짓는 소원을 이룰 수 있게 되기를. 자신의 명성으로 병든 자를 치료하고 에이즈를 막는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5) 뒷돈을 받고 소속팀 훈련장을 공개해 물의를 일으킨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 존 테리(첼시)가 인생에 돈 버는 일 이상의 것이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되기를. 16만 파운드(약 3억 원)의 주급을 받는 테리 씨, 당신의 축구에는 탐욕 말고 다른 게 있다는 걸 우리에게 보여줘요.

(7) 심판들이 재능 있는 선수들을 보호하기를. 우크라이나의 디나모 키예프 선수들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에서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를 얼마나 과격하게 다뤘는지 본 사람은 안다. 영국 심판 하워드 웹은 그 경기에서 과격한 플레이를 용인했지만 월드컵 심판들은 제발 그러지 맙시다. 내게 메시에게 편견이 있냐고? 그럴지도. 그는 2009년 최고의 선수였고 11일 프리메라리가 경기에서 해트트릭으로 새해를 시작하지 않았나.

(8) 메시가 바르셀로나에 하듯 아르헨티나 대표팀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까. 그건 감독에게 달렸다. 디에고 마라도나가 아르헨티나 감독에서 물러나야 한다. 그것이 마라도나 자신도 구하는 일이다. 그는 위대한 선수였지만 감독으로는 자격 미달이다. 아르헨티나에서 많이 쓰는 표현이 있다. ‘바모스 아르젠티노스.’ 아르헨티나는 가라는 의미다. ‘바모스 마라도나!’

(9) 선수들은 몸조심하기를.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이 남아공 월드컵 개막을 3주 앞두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다. 2002년 지네딘 지단을 기억해야 한다. 그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역사적인 결승골을 넣었지만 한일 월드컵 시작과 함께 만신창이가 됐다.

(10) 올해가 거의 끝나갈 무렵 국제축구연맹(FIFA)은 2018년, 2022년 월드컵 개최국을 선정해야 한다. 실현될 것 같지는 않지만 FIFA가 사리사욕과 정치, 돈을 떠나 올바른 결정을 하기를. 선정 일은 12월 2일. 한국도 후보다.

(11) 프랑스의 티에리 앙리(바르셀로나)가 공에서 손을 멀리 하길.

랍 휴스 잉글랜드 칼럼니스트 ROBHU800@a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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