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후쿠우라 벽’ 깬다

  • Array
  • 입력 2010년 1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日 롯데 붙박이 1루수… 이승엽도 밀어낸 실력파
金 어제 출국… “올 80타점이상 목표, 주전 꿰찰것”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의 이승엽(34)은 야구선수로서 최고의 영광을 누렸다. 한국에서 ‘국민타자’로 군림하며 삼성에서 뛰던 2003년 아시아 신기록인 56홈런을 쳤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해 최고 명문 요미우리의 제70대 4번 타자가 됐다. 연봉도 6억 엔(추정)으로 리그 톱이다.

하지만 그의 야구 인생에도 옥에 티가 있다. 2004∼2005년 일본 롯데에서 뛸 때 후쿠우라 가즈야(35)와의 1루수 주전 경쟁에서 밀린 것이다. 이승엽은 2005년 30홈런을 치면서 맹활약했지만 주전 1루수는 후쿠우라의 차지였다. 이승엽은 주로 지명타자로 나섰다. 2005시즌 뒤 이승엽이 롯데와 재계약 협상을 할 때 가장 먼저 요구했던 것도 수비 보장이었다. 롯데는 이를 거부했고 이승엽은 요미우리로 팀을 옮겼다.

5일 일본으로 출국한 롯데 김태균(28)이 넘어야 할 산도 바로 후쿠우라다. 롯데에서만 14년째 뛰고 있는 후쿠우라는 통산 타율 0.297을 때린 교타자다. 2001년에는 타율 0.346으로 타격왕도 차지했다. 후쿠우라는 “겨우내 살을 찌워 김태균과 파워게임을 벌이겠다”며 전의를 다지고 있다.

현재로선 3년간 총 7억 엔에 계약한 김태균에게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다. 후쿠우라는 최근 몇년간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3년 연속 3할을 넘지 못하는 등 하향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성적은 타율 0.273에 6홈런, 39타점으로 한화에서 타율 0.284에 25홈런, 79타점을 올린 김태균에 미치지 못한다.

김태균은 출국 인터뷰에서 “일본에서 첫해 목표는 한국에서 거뒀던 성적보다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타점을 80∼90점 올려 4번 타자의 역할을 해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7일 롯데 2군 캠프에 합류한 뒤 2월 1일부터 오키나와 이시가키섬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에서 후쿠우라와 대면한다. 이승엽으로부터 후계자로 인정받은 김태균이 과연 후쿠우라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