技-速-感 3박자… “원더풀 Lee!”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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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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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이청용, 웨스트햄전 환상 선제골… 정규리그 3호

《이청용(21·볼턴)이 7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다고 했을 때 축구 관계자들은 반신반의했다. 180cm에 69kg인 그가 건장한 체격의 힘 좋은 선수들이 즐비한 프리미어리그에서 통할 수 있을지 걱정했다. 하지만 그는 반년도 되지 않아 팀의 키 플레이어로 자리 잡았다.》
69kg 가냘픈 체격 핸디캡 극복
입단 반년만에 키플레이어로
박지성 첫시즌 활약 뛰어넘어

○ 3호 골… “대단한 골” 평점 8점

16일 영국 볼턴 리복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과의 정규리그 홈경기. 이청용은 후반 19분 선제골을 뽑아내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13일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도움을 기록한 뒤 2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이며 10월 26일 에버턴전 이후 51일 만에 정규리그 3호 골. 이청용은 최근 팀의 플레이메이커로 활약하고 있다. 왼쪽과 오른쪽을 오가며 적절한 타이밍에 정확하게 동료들에게 패스했다.

이날 터진 골은 지금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활동했던 어떤 한국인 선수도 보여 주지 못한 환상적인 골이었다. 후반 19분 공을 몰고 왼쪽으로 파고들던 그는 페널티 지역에 있던 동료에게 패스했다. 수비수 뒤쪽으로 돌아간 그는 리턴 패스를 받아 골키퍼를 제치고 오른발로 툭 밀어 차 넣어 골로 만들었다.

영국 스포츠 전문 채널 스카이스포츠는 “대단한 골”이라며 이청용에게 양 팀 통틀어 최고 평점인 8점을 줬다. 13일 맨체스터 시티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최고 평점이다.

○ “볼턴 에이스로 성장 가능성”

이청용의 프리미어리그 적응 속도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빠르다. 박지성은 첫 시즌인 2005∼2006시즌에 2골 7도움을 기록했는데 데뷔 골은 25경기 만에 나왔다. 이청용은 팀의 19경기 중 14경기에 나서 3골 3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수치상으로만 봤을 때 이청용은 완벽하게 리그에 안착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박지성과 이청용은 팀의 수준이 달라 객관적인 비교는 힘들다”고 전제한 뒤 이청용이 ‘성공할 수밖에 없는 요인’ 4가지를 밝혔다. 첫 번째는 기술. 한 위원은 “이제 프리미어리그도 기술이 좋은 선수들이 성공하는 리그가 됐다. 체격과 힘으로만 밀어붙이던 시대는 끝났다. 이청용처럼 기술이 뛰어난 선수를 팀들은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스피드. 이청용은 몸싸움은 약하지만 스피드로 보완하고 있다. 세 번째는 패스 감각. 이청용은 미리 동료들의 움직임을 읽고 원터치 패스를 하는 감각이 뛰어나다. 마지막은 팀과의 궁합이다. 한 위원은 “볼턴은 플레이가 투박하고 거친 선수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이청용의 존재는 가뭄 끝 단비와 같다. 앞으로도 팀의 에이스로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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