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만에 떠난 흥행 ‘보증수표’… “PGA 10억달러 손실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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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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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거 우즈 골프중단 선언

대회 결장땐 시청률 50% 감소 통계
PGA “복귀 결정한다면 언제든 환영”

1996년 8월 21세였던 타이거 우즈(미국)는 “헬로 월드(Hello World)”라는 인사말과 함께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그로부터 우즈는 13년간 세계 골프 산업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끈 주역이었다.

베트남 참전 용사였던 흑인 아버지 얼과 태국계 어머니 티다 사이에서 태어난 우즈는 일부 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골프의 대중화를 주도했다. 우즈는 1997년 명인 열전이라는 마스터스에서 역대 최저타(18언더파), 최연소(21세) 우승 등 갖가지 기록을 갈아 치웠고 사상 첫 흑인 챔피언에 오르며 유색 인종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우즈는 최고의 흥행 카드였다. 호쾌한 장타와 상상을 초월하는 신기의 샷과 절묘한 코스 공략으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우즈가 활약하는 동안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시즌 총상금 규모는 약 5배가 뛴 2억7500만 달러(약 3199억 원)로 늘어났다. 지난해 우즈가 연장전 끝에 승리한 US오픈은 월요일 오전이었는데도 TV 시청률이 최근 30년간 최고인 7.6%에 점유율은 20%나 됐다.

반면 지난해 우즈가 무릎 수술로 빠졌을 때 PGA투어의 시청률은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우즈가 출전하지 않으면 입장권 판매량이 30% 이상 줄어든다는 통계도 있다. 영국의 로이터통신은 “우즈가 없는 골프 시즌은 아카데미 시상식에 오스카상이 없는 것과 같다”고 보도했다. 우즈가 메인 스폰서인 나이키의 볼을 사용하면서 미국에서 1%도 안 되던 시장 점유율은 불과 1년 만에 10% 가까이 뛰어올랐다. 우즈는 프로 데뷔 후 상금 수입과 스폰서 후원금을 합쳐 10억 달러(약 1조1650억 원)를 벌어들인 1인 기업이었다.

그런 우즈의 활동 중단은 골프 산업의 미래가 걸린 초대형 악재다. 우즈의 결장으로 10억 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동료 선수인 부 위클리(미국)는 “우즈는 PGA투어의 큰 자산이며 많은 스폰서를 불러 모았다”고 말했다. 그동안 PGA투어는 경제위기 속에서도 ‘우즈 특수’ 덕분에 대회 감소와 스폰서 축소 같은 악재가 다른 종목보다 적었다. 팀 핀첨 PGA투어 커미셔너는 “우리는 우즈와 그의 가족에 대한 사생활을 존중한다. 그가 복귀를 결정한다면 언제든지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즈의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뉴질랜드)는 “우즈는 휴식이 필요하다. 복귀 때문에 그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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