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손’의 황금장갑 벗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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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4일 07시 00분


“다시 한번 날자꾸나” 히어로즈 강정호의 2010년 꿈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올해 아깝게 놓친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스포츠동아DB
“다시 한번 날자꾸나” 히어로즈 강정호의 2010년 꿈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올해 아깝게 놓친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스포츠동아DB
손시헌에 37표차 골든글러브 내줘
“시헌형 장점 배워 내년에 재도전”


두산 손시헌 159표, 히어로즈 강정호 122표. 올해 골든글러브 유격수 부문은 가장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 격전지답게 단 37표차로 수상자가 결정됐다. 원년 우승팀이자 서울의 터줏대감 두산과 지난해 갓 창단한 히어로즈. 그리고 손시헌과 강정호의 인지도를 생각하면 실제 체감 차이는 고작 1∼2표 정도였다.

수상자 손시헌은 시상식 직후 “당연히 강정호가 받을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만큼 전경기(133경기)를 소화하며 타율 0.286에 136안타, 81타점, 23홈런을 기록한 강정호의 성적은 빼어났다.

강정호는 실책과 수비율에서 손시헌에게 조금 뒤졌을 뿐 넓은 수비범위에다 거포 유격수로서의 가능성까지 인정받았다. 그러나 결국 손시헌의 관록까지는 넘지 못했다.

강정호는 13일 아쉬움을 묻는 질문에 “괜찮습니다. 진짜 괜찮습니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이어 밝은 목소리로 “솔직히 기대를 많이 했기 때문에 수상자 이름이 발표됐을 때 조금 실망을 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이미 지난 일이다. 손시헌 선배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시원스럽게 말했다.

강정호는 시상식 이후 이광근 수석코치 등 코칭스태프, 동료 선후배에게 위로를 받고 아쉬움을 다 털어냈다. 그리고 내년을 위해 마음을 추슬렀다. 그는 “손시헌 선배와 친분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매 순간 성실한 플레이로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내년에는 손시헌 선배의 장점을 잘 배워서 꼭 골든글러브를 받고 싶다”고 다짐했다.

시즌 초 강정호의 경기 장면을 본 김인식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감독은 “다음 WBC대표팀 유격수 감”이라고 높이 평가한 바 있다. 올해는 손시헌의 안정된 수비벽을 넘지 못했지만 더욱 실력을 갈고닦아 국내를 대표하는 유격수가 꼭 되고 싶은 강정호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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