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귀화 혼혈 ‘문태영 효과’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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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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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 되지… 리바운드 되지… 2m10 너비 양팔로 가로채기 되지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하프코리안 농구선수 문태영(왼쪽). 올 시즌 첫선을 보인 그는 타고난 신체조건과 성실한 성격을 앞세워 시즌 초 LG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하프코리안 농구선수 문태영(왼쪽). 올 시즌 첫선을 보인 그는 타고난 신체조건과 성실한 성격을 앞세워 시즌 초 LG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프로농구 동부 강동희 감독은 현역 시절 가로채기의 달인이었다. 농구선수로는 그리 크지 않은 180cm의 키에도 워낙 팔이 길어 상대 패스를 번번이 빼앗곤 했다.

그런 강 감독이 20일 LG와의 경기에서 패한 뒤 “그 녀석 팔 참 길다”며 혀를 내둘렀다. 귀화 혼혈선수인 LG 문태영(31)을 두고 한 말이었다. 문태영은 194cm의 키에 양팔을 벌린 길이인 윙스팬이 210cm 이른다. 한국농구연맹이 올 시즌부터 새롭게 집계한 윙스팬 자료에 따르면 문태영보다 3cm가 큰 오리온스 정훈의 윙스팬은 195cm로 15cm나 차이가 난다. 키가 200cm인 김태완(오리온스)도 문태영보다 작은 203cm.

LG 강을준 감독은 “문태영은 농구선수로는 축복받은 몸을 지녔다. 점프력까지 뛰어나 205cm 정도의 상대 센터와 리바운드를 다퉈도 뒤지지 않는다”고 칭찬했다.

문태영은 그저 팔만 긴 게 아니다. 넘치는 탄력과 내·외곽을 넘나드는 매서운 득점력으로 LG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왼손과 오른손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양손잡이라는 것도 장점이다.

올 시즌 첫선을 보인 5명의 귀화 혼혈선수 중 문태영은 단연 최고의 활약으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있다. 5경기에서 평균 20.8득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문태영 효과’를 앞세운 LG는 4승 1패로 2위에 오르며 시즌 초 순항하고 있다. 반면 시즌 전 관심이 집중됐던 KCC 전태풍과 삼성 이승준은 아직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이다.

낯선 한국무대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문태영은 주로 외식을 하는 외국인 선수와 달리 다소 입맛에 맞지 않더라도 숙소 식당에서 동료들과 어울려 김치찌개, 깍두기, 라면 등을 즐긴다. 경기에 앞서 애국가가 나오면 가슴에 손을 얹기도 한다.

월급날(연봉 1억 원)이면 꼬박꼬박 미국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하는 문태영은 “생후 4개월 된 딸이 눈에 밟힌다. 빠르고 슈터가 많은 한국 농구에서 꼭 살아남고 싶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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