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스타플러스] ‘KS 5차전 혼자서 끝냈다’ KIA 로페즈 

  • 스포츠동아
  • 입력 2009년 10월 23일 07시 30분


“스카우트 다시 오면 총으로 쏴 버린다”영입때 도미니카 구단주 한탄한 보물두둑한 배짱·칼날 제구력 KIA형 용병혼 담은 106개 투구…호랑이 3승 잔치

지난해 11월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열린 히칸테스와 아길라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 히칸테스의 선발투수 로페즈는 7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팀에 첫 승을 안겼다. 그리고 “윈터리그에서 그만 던지겠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영문을 몰랐던 히칸테스 구단은 난리가 났다. 로페즈의 대답은 “한국의 KIA 타이거스와 계약을 했기 때문에 몸 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

당시 히칸테스 구단주는 “로페즈를 영입한 KIA 스카우트가 다시 도미니카에 오면 총으로 쏘겠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고 한다.

2009년 KIA의 에이스 로페즈가 완봉승을 거두며 팀에 3승째를 안겼다. 1차전 8이닝 3실점 호투에 이어 시리즈 2승째. 그는 106개의 공에 혼을 담아 던졌다.

주무기 싱커는 타자 앞에서 춤을 추었고 홈플레이트 전체를 커버하는 제구력은 칼날 같았다. 로페즈가 완봉으로 5차전을 혼자 책임지면서 KIA는 6차전에서 좀더 여유있고 자신감 있는 투수운용을 할 수 있게 됐다.

로페즈는 가장 타이거스에 어울리는 외국인 투수다. 구위도 뛰어나지만 그는 마운드에서 경기를 지배한다. 상대타자에게 주눅들지 않고 기 싸움에서도 절대 밀리지 않는다.

2승 뒤 2패를 당해 다소 위축됐던 KIA선수들에게 로페즈는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고 그래서 5차전 완봉승은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다. KIA와 로페즈는 환상의 짝꿍이 분명하다.

지난해 도미니카에서 로페즈와 계약할 때도 사실 로페즈는 리스트에 없던 선수였다. 메이저리그 풀타임 선수가 그렇게 순순히 한국행을 선언할줄 몰랐다는게 조찬관 KIA 스카우트팀장의 이야기다.

얼마전 통역을 담당하는 최병환 대리는 도미니카 히칸테스 구단주로부터 한통의 메일을 받았다. “올해 윈터리그에서 우승하고 싶다. KIA의 홈런타자 김상현 선수를 좀 보내줄 수 없겠느냐?”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히칸테스 구단주는 “KIA에 머물렀던 도미니카 선수들로 인해 한국야구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며 로페스가 한국에서 잘해 기쁘다는 이야기도 함께 전해왔다고 한다.

2009년 마지막 등판에서 로페스는 KIA에 최고의 선물을 안겼다. 로페스의 완봉승이 KIA의 10번째 우승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KIA 로페즈 = 2승2패 상황에서 질 수는 없었기에 더욱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1차전에서 승리했지만 완벽한 투구는 아니었기 때문에 오늘은 직구보다 변화구 위주 피칭을 하려고 했다. 그 중에서도 싱커를 주무기로 삼았다. 경기 전 이강철 코치와 ‘시즌 중과 같은 패턴이라면 읽힐 수 있으니 바꿔보자’고 얘기했고, 5회까지 싱커를 많이 던지면서 슬라이더와 직구를 적절히 배합했다. 특히 바깥쪽 제구가 잘 된 것 같다. 컨디션이 완벽했고, 시즌 최고의 피칭이었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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