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백업 외야수 최경환(37)은 이번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되면서 그렇게 마음이 가볍지 않았다. 올 시즌 1군보다 2군에서 보낸 날이 많았던 그는 당초 엔트리에 없었지만 후배인 홍세완(31)이 갑작스런 부상을 당하면서 ‘꿈의 무대’를 대신 밟는 행운을 잡았다. 실력대로 들어갔다면 기분이 좋으련만 후배 자리를 빼앗은 것 같아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3차전을 앞두고 그는 “(홍)세완이에게 처음에 어떤 말을 해줘야할지 몰랐는데, 세완이가 엔트리가 교체된 뒤 먼저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자기 몫까지 최선을 다해 달라고…”라고 설명한 뒤 “마음이 뭉클하더라. 잘 해야한다”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
평소와 달리 콧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그에게 ‘각오의 표시’냐고 물었더니, 그건 아니라는 게 그의 대답. “그냥 한번 길러봤다.” 마치 다른 무슨 사연이 있다는 듯한 말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