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10일(현지 시간) 타이베이 총통 관저 앞에서 열린 제114회 국경절(쌍십절)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대만은 1911년 10월 10일 신해혁명(우창봉기)의 시작을 건국 국경절로 기념한다. 2025.10.10. [타이베이=AP/뉴시스]
27일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이 한미 간 무역합의 입법화를 둘러싼 마찰을 거론하며 자국 의회에 경고 메시지를 냈다. 대만이 이달 중순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마무리했지만 극심한 여야 갈등으로 인해 의회에서 협상안 승인을 놓고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날 라이 총통은 대만 FTV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국회의 입법 지연을 이유로 대(對)한국 관세를 25%로 올리겠다고 밝힌 데 대해 “대만에선 (한국과 같은) 변수가 발생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대만 의회가 미국과의 무역협상안을 승인하지 않는다면 미국이 한국처럼 상호관세율을 25% 혹은 그 이상으로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
미국과 대만은 16일 상호관세율을 15%로 낮추는 대신 TSMC 등 대만 기업과 정부가 각각 2500억 달러씩 총 5000억 달러(약 710조 원) 규모의 직접 투자와 신용보증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대만 행정원은 협정 문서를 조만간 입법원(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며, 이후 의회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라이 총통은 “정당의 이익을 앞세워 협상 성과를 뒤집는다면 경제적 충격이 매우 심각할 것”이라며 야당의 협조와 조속한 승인을 당부했다.
대만은 2024년 1월 총통 선거와 함께 치러진 입법위원 선거에서 16년 만에 여소야대 정국이 됐다. 총 113석 가운데 친중 성향 국민당은 52석으로 집권당인 민주진보당(51석)을 누르고 원내 1당을 차지했다. 국민당은 제2야당인 민중당(8석)과 연합해 라이 행정부가 내놓은 정책들의 입법을 가로막으며 정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국민당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대해서도 자동차, 농산물 등 핵심 사항에 대한 행정원의 설명이 부족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 TSMC가 대미 투자를 늘려야 하는 등 기업에 부담을 떠넘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당은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구매하기 위한 1조2500억 대만달러(약 60조 원) 규모의 특별 국방예산법안에 대해서도 의회 통과를 위한 협의에 나서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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