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운하 되찾겠다” 트럼프 압박 통했나? 美에 지분 매각[지금, 여기]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5일 15시 05분


파나마운하에 컨테이너를 가득 실은 화물선이 지나가고 있다. 카리브해와 이어진 북서부 콜론 지역의 상공에서 촬영한 사진. 사진 출처 파나마운하 공식 웹사이트
“미국의 안보 증진을 위해 파나마 운하를 되찾겠다. 이 작업을 이미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의회 연설에서 파나마 운하의 통제권을 다시 미국이 갖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파나마 운하는 미국인이 미국을 위해 지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파나마에 1달러에 팔았지만 우리가 다시 가져 오겠다”고 외쳤다.

이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국 블랙록 또한 파나마 운하의 항구 5곳 중 2곳을 홍콩 기업 CK허치슨홀딩스로부터 228억 달러(약 33조2000억 원)에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파나마 정부가 항구 운영을 민간 기업에 넘긴 1997년부터 항구를 운영해 온 CK허치슨홀딩스는 파나마 운하 외에도 멕시코, 영국, 독일, 호주 등 23개국 43개 항구에서 벌이는 해외 항만 사업권 전부를 블랙록에 넘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 행정부 첫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AP/뉴시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이번 거래의 배경으로 홍콩 부호 리카싱(李嘉誠·97) CK허치슨홀딩스 창립자가 최근 격화하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갈등으로 곤혹스러워하던 와중에 블랙록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평했다. 리 창립자는 홍콩과 캐나다 국적자로 영국 등 서방에서도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중국 당국과도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1914년 이 운하를 완공해 소유권을 보유했다. 1997년 카터 전 대통령이 소유권을 파나마에 넘겼고 이후 각국 민간 기업이 운하 운영에 참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통제하는 홍콩의 기업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는 것은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통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해 왔다.

이에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또한 지난달 2일 장관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파나마를 찾았다. 당시 루비오 장관은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을 만나 “변화가 없다면 조처를 취할 것”이라며 운하 운영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축소시키라고 압박했다.

이런 상황에서 월가 대표 기업 블랙록이 홍콩 기업의 지분을 인수한 것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 성과로 평가될 여지가 크다고 가디언 등은 논평했다. 이번 인수 과정에서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 또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인수 계획을 설명해 강한 지지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파나마 운하#트럼프#블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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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추천 많은 댓글

  • 2025-03-05 17:19:18

    트럼프 잘하고 있다. 국익이라면 가릴거 없이 추진하는 모습 우리나라 좌파, 만지당, 찟재명 열심히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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