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 “청용이 잘해 걷어차고 싶어”

  • 입력 2009년 10월 16일 0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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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화기애애한 형-아우, 박지성-이청용 내일 EPL 첫 맞대결

승부 얘기 나오자 “우리팀이 이긴다”…출국 인터뷰 묘한 긴장감

축구대표팀의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 14일 세네갈 전 완승(2-0)을 이끈 대표팀 ‘캡틴’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차세대 에이스’ 이청용(21·볼턴 원더러스)이 프리미어리그 조우를 앞두고 불꽃 튀는 설전을 벌였다. 맨유와 볼턴은 17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맞붙는다. 올 시즌 한국선수 간 첫 맞대결이 될 가능성이 큰데다 ‘터줏대감’ 박지성에 최근 맹위를 떨치고 있는 후배 이청용이 도전하는 형국이라 더욱 관심을 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튄 스파크

박지성과 이청용은 15일 영국으로 떠나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차례로 인터뷰를 가졌다. 공통질문(맞대결)에 시작은 화기애애했다. 일단 둘 모두 상대를 치켜세웠다. 박지성은 “(이)청용이가 너무 잘 해서 뒷다리를 한번 걷어차야겠다. 대표팀 훈련 때도 기회가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농담을 던진 뒤 “정말 잘하고 있는 만큼 이번 대결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청용은 “(박)지성 형이 ‘형은 안 뛰고 벤치에서 볼 테니까 잘해’라고 농담을 했지만 지금까지 5년 간 EPL에서 살아남았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고 예의를 갖췄다. 그러나 인터뷰 말미 팀 승패 여부를 묻자 보이지 않는 스파크가 팍팍 튀었다. 박지성은 “우리 팀도 승점 3이 절실하다. 상대에서는 (이)청용이만 잘 했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청용 역시 “(박)지성 형과 내가 1골씩 넣었으면 좋겠다. 에브라를 맡을 것 같은데 굉장히 강하고 세계적인 선수니 배운다는 마음으로 나서겠다. 그러나 쉽지 않겠지만 우리가 이겼으면 좋겠다“고 승부욕을 드러냈다.

○출전 가능성은

이들의 출전 여부는 체력회복에 달렸다. 10시간이 넘는 비행 끝에 영국 현지에 도착하면 경기 전까지 실질적인 휴식일은 하루에 불과하다. 둘 모두 “시차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고 입을 모았지만 사령탑 입장에서 이 변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분위기는 일단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리고 있는 이청용 쪽에 기운다. 대표팀 소집에 앞서 게리 맥슨 볼턴 감독이 이청용을 따로 불러 “팬들에게 네 실력을 맘껏 보여주되 맨유전 출전 가능성이 높으니 절대 다치지 말고 돌아오라”고 당부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중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청용도 “선발 출전한다는 마음으로 컨디션을 조절 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박지성 역시 소속 팀에서 오랜 기간 출전기회를 잡지 못하다가 이번 평가전을 통해 24일 만에 그라운드를 밟아 풀타임을 뛰며 경기감각을 한껏 끌어올렸다. 또한 이전에도 3일 간격으로 대표팀-소속팀 경기를 무난히 소화해온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인천국제공항|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사진 | 박화용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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