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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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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외에 왕도는 없습니다.” 육상 남자 100m 달리기의 간판스타 아사파 파월(27·자메이카)은 최고 실력을 유지하는 비결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30년째 깨지지 않는 한국 남자 100m 기록(10초34·서말구)을 경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자 “자메이카로 보내면 해결된다”며 웃었다. 한국 단거리 대표팀이 올 초 2개월간 자메이카 킹스턴에서 전지훈련을 했다고 하자 “최소 4개월에서 1년은 배워야 한 계단 업그레이드된다”는 답이 돌아왔다.
25일 열리는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에 출전하려고 방한한 그를 22일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에서 만났다.
파월은 2005년(9초77)과 2007년(9초74) 남자 100m 세계기록을 세운 총알 탄 사나이.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칼 루이스(미국) 이후 남자 100m 세계기록을 보유했던 선수가 한국을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파월은 지난해 자국 출신 ‘번개’ 우사인 볼트(23)가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세계 최강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9초69)에 이어 지난달 베를린 세계선수권(9초58) 남자 100m에서 연이어 세계기록을 경신한 볼트에게 밀렸다. 20일 중국 상하이 그랑프리에서는 9초69의 역대 2위 기록을 세운 타이슨 게이(27·미국)에게도 뒤진 현역 3위다. 하지만 파월은 언제든 볼트와 게이를 넘어설 잠재력을 갖고 있다.
○ 강한 훈련이 기록을 만든다
파월은 한국 100m 기록이 30년간 난공불락이라는 말에 이해할 수 없다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는 “체계적이고 꾸준한 훈련만이 기록 경신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최근 볼트의 스타트가 크게 향상된 것은 “스타트가 좋은 선수의 비디오를 보면서 반복적인 훈련을 한 결과”라고 했다.
파월은 “볼트는 정말 훌륭한 선수다. 타고난 재능에 열심히 땀을 흘렸기 때문에 최고가 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나는 올해는 세계선수권대회를 포함해 17개 대회에 출전하느라 세계기록 경신에 집중하지 못했다. 세계기록을 목표로 집중훈련을 하면 볼트도 넘어설 수 있다”고 자신했다.
○ 비시즌 7개월 훈련이 업그레이드의 최고 변수
파월은 대구 대회를 마치면 고향으로 돌아가 내년 시즌을 대비한 훈련을 시작한다. 10월부터 내년 5월까지 몸만들기에 들어간다. 킹스턴 자메이카공과대 내에 있는 상급자 훈련소(HPTC) 잔디 트랙에서 훈련한다. 보통 2월까지 잔디 트랙에서 훈련하다 3월부터 경기용 트랙 훈련에 들어간다. 그리고 6월부터 9월까지 대회에 참가한다. 파월은 “매주 4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300∼600m의 중거리 훈련을 해야 기록 단축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열린 국제대회 최고 기록은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칼 루이스가 세운 9초92. 파월은 “루이스의 기록을 내가 깨겠다”고 장담했다.
그는 상하이 대회에서 게이에게 패한 것은 컨디션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구 대회가 올해 마지막 대회인 만큼 최선을 다해 가장 먼저 피니시라인을 통과하겠다”며 우승 의욕을 보였다.
대구=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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