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헤드킥] 대전 숙소 사감선생님 ‘복돌이’

  • 입력 2009년 9월 19일 0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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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 있는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는 ‘기러기 아빠’ 대전 왕선재 감독에게는 빈 자리를 채워주는 든든한 동반자(?)가 있다. 대전 선수단 숙소에서 애지중지 키우고 있는 수컷 강아지 ‘복돌이’가 바로 그 주인공. 처진 귀, 짧은 주둥이를 볼 때 혈통 없는 ‘X개’가 틀림없지만 왕 감독은 “예전 인기 외화물 ‘달려라 래시’에 나오는 놈(콜리) 같다”며 애착을 보인다. 대전 관계자도 “감독님이 훈련이 없을 때는 항상 ‘복돌이’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심지어 낮잠을 함께 즐기고, 가만히 서로를 쳐다보며 교감까지 나눈다”며 웃었다.

그러나 왕 감독이 ‘복돌이’를 좋아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강아지가 숙소 사감 노릇을 톡톡히 하기 때문. 비록 잡종이지만 워낙 영리해 외부인이나 잡상인의 출입을 막는 것은 물론, 선수들이 통금시간(밤 10시)을 넘겨 숙소로 들어오는 경우 크게 짖어대 사태(?)를 알린다. 최근에는 한 선수가 밤 11시를 넘겨 숙소 밖에서 여자 친구와 전화 통화하고 방으로 들어가다 ‘복돌이’가 짖는 바람에 왕 감독에게 걸린 적이 있다. 상황이 이러니 이탈을 꿈꾸는 혈기왕성한 젊은 선수들조차 숙소를 몰래 빠져나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 왕 감독은 “훈련, 경기 외에는 신경 쓸 일이 없다. ‘복돌이’가 곁에 있어 숙소 관리는 걱정하지 않는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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