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플러스] ‘삼손투혼’ 최희섭 찬스에 강했다

  • 입력 2009년 9월 16일 0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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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확정때까지 머리 안깎아”…히어로즈전 결승타

“상현이 견제당하면 내가 친다”…이달 12타점·4홈런

8월 2일 KIA는 무려 6년 8개월, 2516일 만에 단독 1위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그러나 한달이 조금 지나 위기가 찾아왔다. 9월 초까지만 해도 KIA의 페넌트레이스 1위는 확정적으로 보였지만 어느새 SK는 반 게임차까지 추격해왔다.

그리고 15일, KIA가 목동에서 역시 4위 다툼에 운명을 건 히어로즈를 상대할 때 SK는 같은 서울 하늘 잠실에서 이미 포스트시즌에 탈락한 LG와 싸우고 있었다.

목동에서 8회까지 3-3으로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지만 잠실에서는 SK 나주환의 재역전 홈런소식이 들렸다. SK가 LG에 6-5로 앞서고 있는 상황. KIA의 경기는 여전히 답답했고 팀은 초조했다.

이날 SK가 LG에 승리하고, KIA가 히어로즈를 잡지 못할 경우 1위와 2위가 뒤바뀌는 상황. KIA는 자칫 1위 자리에서 내려와야 할 상황이었다. 8회 KIA의 공격. 이용규와 김원섭, 최희섭(사진)으로 이어지는 좌타자 라인을 상대하기위해 히어로즈는 좌완 오재영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첫 타자 이용규 삼진아웃. 그러나 김원섭은 끈질긴 승부 끝에 중견수 앞 안타로 출루했다. 어쩌면 이날 KIA의 마지막 찬스. 4번타자 최희섭의 어깨에 많은 것이 걸려있었다. 파울-볼-볼-헛스윙.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지만 최희섭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5구째를 힘껏 받아쳐 우익수 송지만 옆으로 흐르는 2루타를 날렸다. 순간 발 빠른 김원섭이 홈으로 뛰어들었다. KIA가 7년여 만에 오른 1위 자리를 지키는 결승타. 4번타자 최희섭의 타점이었다. 전체 1위인 시즌 14번째 결승타. 4번타자의 진가를 보여주는 한 방이었다.

최희섭은 KIA가 흔들린 9월에도 이날경기 전까지 34타수 13안타, 타율 0.382, 10타점 4홈런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김상현이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 주춤했기 때문에 최희섭의 역할이 더 컸다.

팀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최희섭은 1위를 확정하기 전까지 머리를 자르지 않고, 면도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동료들에게 기를 불어넣었다. 그리고 스스로 결승타를 때려내며 KIA의 1위 자리를 지켜냈다.

최희섭은 “중요한 상황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스윙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최근 팀이 연패를 하면서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었다. 오늘 승리로 반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꼭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목동|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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