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 8명이 본 프로축구 K리그 현주소 설문

  • 입력 2009년 9월 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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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맹-구단운영 기대이하
지도자 능력엔 높은 점수

‘기대 이하.’ 해외파가 보는 프로축구 K리그의 현주소다.

동아일보가 호주와의 평가전(5일)을 위해 소집된 해외파 축구 선수 8명을 대상으로 K리그 수준을 설문 조사한 결과다. 해외파 10명 중 K리그를 경험하지 않고 곧바로 해외에 진출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설기현(풀럼)을 제외하고 K리그에서 뛰다 잉글랜드(2명), 프랑스,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이상 1명), 일본(3명)으로 간 8명에게서 답변을 들었다. 평가는 현재 자신이 뛰고 있는 리그를 기준(7점)으로 K리그 점수를 더하거나 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해외파는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구단의 운영에 불만이 많았다. 연맹의 ‘팬을 위한 행정’은 평균 2.25점에 불과했다. 1점을 준 선수가 3명이나 됐다. 연맹의 ‘선수를 위한 행정’은 평균 1.75점. 0점을 준 선수도 있었다. 연맹이 팬 서비스와 선수 복지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평가였다. 연맹의 구단을 위한 행정(4.13점)과 연맹과 대한축구협회의 협조(2.38점)도 점수가 낮았다. 구단은 팬(3.88점)과 선수(1.75점)를 위한 행정이 낮은 점수를 받았고 연맹, 축구협회와의 공조는 1.13점에 불과했다.

결국 박지성과 이영표(알 힐랄) 등이 이번 평가전을 앞두고 ‘해외파 따로, 국내파 따로’ 소집된 것에 협회보다는 연맹을 집중 성토한 배경에는 이 같은 인식이 자리 잡고 있었던 셈이다.

해외파는 심판에 대해서도 재미를 유도하는 판정(2.13점)을 하지 못한다고 봤다. 하지만 K리그 선수들과 지도자들에게는 비교적 후한 점수를 줬다. 선수들의 프로 의식(6.75점), 팬을 위한 플레이(5.75점)는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였다. 지도자에 대해서도 지도 능력(5.5점), 선수 관리(5.88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하지만 국제축구의 흐름 파악(4.5점)에는 다소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팬들의 경우 프로(4.25점)보다 대표팀(7.75점)에 집착한다고 봤으며 “K리그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많이 냈다.

한국 축구 발전에 대한 한마디로는 ‘협회와 연맹이 싸우지 말고 10년 이상 내다보는 안목을 가지고 서로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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