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에 의한, 볼트를 위한…

  • 입력 2009년 8월 24일 09시 34분


‘번개’ 우사인 볼트(23·자메이카)가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볼트는 23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열린 제12회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400m 계주결승에서 자메이카의 3번 주자로 뛰며 37초31의 대회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17일 100m(9초58), 21일 200m(19초19)에 이어 이번 대회의 3번째 금메달. 세계선수권 3관왕은 칼 루이스(1983·1987년), 마이클 존슨(1995년), 모리스 그린(1999년), 타이슨 게이(2007년·이상 미국)에 이어 역대 5번째. 미국 국적이 아닌 선수로는 사상 최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단거리(100·200·400m계주) 3관왕에 올랐던 볼트는 사상 최초로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단거리 3개 부문을 동시에 석권한 선수가 됐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2차례 메이저대회 6연승 기록도 이어갔다. 하지만 메이저대회 세계신기록 행진에는 제동이 걸렸다. 볼트는 베이징올림픽 100(9초69)·200(19초30)·400m(37초10)계주와 베를린세계선수권 100(9초58)·200m(19초19)에서 5회 연속 세계기록을 작성하고 있었다.

볼트는 400m계주 결승에서 폭발적인 속도로 곡선주로를 질주했지만, 마지막 주자 아사파 파월(27)에게 바통을 넘겨줄 때 동작이 늦었다. 하마터면 두 선수가 부딪힐 뻔 한 아찔한 순간. 바통을 떨어뜨리지 않는 데는 성공했지만, 세계기록은 0.21초 차이로 날아갔다. 볼트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설이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몇 년간 계속 챔피언에 올라야 한다. 나는 내가 충분히 빨랐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기록경신의 의지를 불태웠다.

한편, 남자400m계주 결승에서는 트리니다드 토바고(37초62)와 영국(38초02)이 자메이카의 뒤를 이었다. 베이징올림픽 동메달에 빛나는 일본은 38초30으로 4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22일 준결승에서 바통 전달 구역 이탈로 탈락했다. 자메이카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서 남자 100·200·400m계주를 휩쓸며 미국을 제치고 단거리 최강국의 자리를 지켰다. 자메이카는 100m금메달리스트 셸리 안 프레이저를 앞세워 여자 400m계주에서도 동반 우승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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