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희생양 됐던 한국복싱 내달 세계선수권

  • 입력 2009년 8월 19일 08시 14분


AIBA, 국제대회 출전 허용

정치적 희생양이 됐던 한국복싱대표팀이 마침내 구제의 길을 찾았다.

국제아마추어복싱연맹(AIBA)은 18일, 대한체육회에 “9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2009 세계선수권에 한국의 출전을 허용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AIBA는 5월 세계주니어선수권에 한국이 무자격 팀 닥터를 파견했고, 국내 선발전에서 부정계체를 했다며 한국의 국제대회 출전을 금지했다.

1일에는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 유재준 회장에게 자체 진상조사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1년 6개월의 자격정지까지 내렸다. 대한체육회의 중재 노력에도 요지부동이던 AIBA의 입장선회에는 유 회장의 결단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은 17일 이사회를 열어 대한체육회 최종준 사무총장을 신임 부회장으로 선임하고, 최 부회장에게 유 회장의 자격정지 기간 동안 회장 권한대행을 맡기기로 했다. “AIBA의 생떼에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유 회장은 “일단, 선수들부터 살리고 보자”며 강경파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AIBA는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자, 한국의 국제대회 출전 금지 징계를 해제했다. 유 회장은 “선수들에게 피해가 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제1의 원칙 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이 AIBA에 대한 백기투항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 관계자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내린 결정이었지만, 재심 청구와 (재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 등은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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