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암 특급’ 신정락, 1순위 LG행

  • 입력 2009년 8월 18일 08시 17분


‘사이드암 특급’ 신정락, 1순위 LG행

지역연고 우선지명 없이 사상 첫 전면드래프트가 적용된 2010년 프로야구 신인선수 지명회의가 17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렸다. 고교 졸업 예정자 497명, 대학졸업예정자 244명 등 총 749명이 드래프트에 참가한 가운데 프로 8개 구단은 모두 76명을 지명했고, 전체 1순위 영광은 고려대 4학년 사이드암 투수 신정락에게 돌아갔다.

○LG, 일찌감치 신정락 낙점

지난해 성적 역순에 따라 1순위 지명권을 보유한 LG는 오른손 대어 신정락을 지명했다. 천안북일고 출신의 신정락은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과 제구력을 갖춰 내년 시즌 LG 마운드에 적잖은 힘을 보탤 수 있을 듯. 김진철 스카우트팀장은 “신정락만큼 즉시 전력에 가까운 선수가 없었다. 고민없이 일찌감치 점찍었다”고 설명했다. 신정락은 “명문 구단에서 지명해줘 너무 기쁘다. 임창용 선배같은 투수가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역시 투수가 대세

홀수라운드는 지난해 성적의 역순, 짝수 라운드는 지난해 성적순에 따라 지명이 진행된 가운데 8개 구단 모두 1라운드에서 투수를 뽑아 ‘투수가 대세’임을 또 한번 보여줬다. LG와 히어로즈 두산은 4라운드까지 잇달아 투수를 지명, 예상대로 마운드 보강에 역점을 뒀다. 지명을 받은 76명 중 절반에 가까운 37명이 투수였다.

○LG보다 두산과 SK가 덕을 봤다?

지난해 2위, 1위였던 두산과 SK는 1라운드에서 7,8번 지명권을 가진 뒤 2라운드 2번, 1번 순서를 다시 차지했다. 올 시즌 졸업예정자들의 실력 수준이 예년에 비해 그렇게 높지 않은데다 그마나 있던 유망주들이 이미 해외진출을 선언해 두산과 SK는 비슷한 기량의 선수를 더 많이 뽑을 수 있었다는 게 양 구단의 평가. LG가 “신정락 이외에 다른 대어급이 별로 없어 꼴찌 프리미엄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고 아쉬워하는 것도 그래서였다.

○실전용보다는 미래 가치에 주목

1라운드 앞 순위에서 지명된 신정락, 김정훈(히어로즈·투수), 심동섭(KIA·광주제일) 등 몇몇 선수를 제외하곤 당장 내년에 프로 1군 무대를 밟을 선수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 이에 발맞춰 각 구단은 선수들이 가진 가능성과 미래가치를 지명 기준으로 삼았다. 두산 김현홍 스카우트팀장은 “앞으로 2-3년 뒤를 보고 지명했다”고 밝혔다. 두산의 1라운드 지명자 장민익(순천 효천)은 키가 무려 207cm에 이르는 좌완이다.

○후순위에 그친 야구인 2세들

삼성 김용국 코치의 아들인 서울고 내야수 김동빈은 6라운드에서 전체 45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MBC-ESPN 이순철 해설위원의 아들인 경기고 이성곤(내야수) 역시 한화 지명을 받았다. 경남고 이종운 감독의 아들인 내야수 이정윤은 지역연고팀인 롯데의 7라운드 지명자가 됐다. 야구인 2세들인 이들은 아버지의 후광 덕분에 드래프트 전 큰 주목을 끌었지만 지명 순위에서는 뒤로 밀린 셈. 이성곤은 연세대, 이정윤은 고려대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일정은?

8개 구단은 곧바로 지명선수와 입단 계약 협상에 들어갈 수 있다. 고교졸업예정자들과는 일단 9월 16일까지 계약을 완료해야하고, 그 때까지 계약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내년 1윌1일부터 재협상이 가능하다. 대학졸업예정자들의 경우 내년 1월 31일까지 계약을 완료해야 한다.

○취업률 10.14%%=미지명자들은 어디로?

10라운드까지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히어로즈, KIA, 롯데, SK 등 네 팀이 9라운드 지명에서 종료, 총 76명이 프로의 지명을 받았다. 드래프트를 신청한 총 749명 중 10.14%%만이 취업에 성공한 셈. 지명을 받고도 대학에 진학하는 선수도 있을 수 있고, 미지명 고졸예정자 중에서도 대학 입학에 성공할 수 있지만 적잖은 고교 졸업예정자와 대부분 대학 졸업예정자들은 이제 야구가 아닌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 미지명자들을 양산하는 한국 야구의 문제점이 또 한번 드러난 셈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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