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셋 100m… 다음은 9초4… ‘번개’ 볼트 9초58 세계新

  • 입력 2009년 8월 18일 02시 55분


‘번개 인간의 미소.’ 우사인 볼트가 17일 독일 베를린의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100m 결승에서 세계신기록인 9초58로 우승한 뒤 자신의 기록이 새겨진 대형 전광판 앞에서 미소 짓고 있다. 볼트는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자신이 세운 종전 세계기록(9초69)을 0.11초 앞당겼다. 베를린=신화 연합뉴스
‘번개 인간의 미소.’ 우사인 볼트가 17일 독일 베를린의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100m 결승에서 세계신기록인 9초58로 우승한 뒤 자신의 기록이 새겨진 대형 전광판 앞에서 미소 짓고 있다. 볼트는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자신이 세운 종전 세계기록(9초69)을 0.11초 앞당겼다. 베를린=신화 연합뉴스
1년만에 0.11초 단축… “칼 루이스의 보폭-벤 존슨의 빠른 피치 모두 갖춰”

준결승 때까지 보여줬던 익살스러운 표정은 없었다. 레이스에만 집중하겠다는 집념이 그대로 묻어났다. 그리고 결승선까지 힘차게 달려 1년 만에 남자 100m 세계기록을 0.11초나 앞당겼다.

‘번개 인간’ 우사인 볼트(23·자메이카)가 인간의 한계를 다시 설정하게 만들었다. 볼트는 17일 독일 베를린의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열린 2009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9초58을 기록해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자신이 세운 종전 세계기록(9초69)을 갈아치웠다. 1968년 전자 계측이 도입된 뒤 남자 100m에서 0.1초 이상 단축된 것은 이번이 처음. 스포츠과학자들은 100m 인간 한계를 9초50으로 봤는데 볼트의 이날 기록으로 새로운 한계 설정이 필요하게 됐다.

○ 역사상 가장 완벽한 스프린터

전문가들은 볼트가 경이로운 세계기록 행진을 계속하는 이유에 대해 ‘칼 루이스(미국)의 긴 스트라이드(보폭)와 벤 존슨(캐나다)의 빠른 피치(보속)가 조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볼트는 196cm의 장신이지만 성큼성큼 뛰지 않고 최대한 짧게 치고 나간다. 장신 선수들은 걸음과 걸음 사이 체공시간이 긴데 볼트는 오히려 신장이 작은 선수보다도 짧다. 보통 스프린터들이 100m를 완주하는 데는 44보에서 46보가 걸린다. 볼트는 41.5보에 간다. 다른 선수보다 3∼5보 적게 가면 걸음 속도가 느릴 수 있는데 9초58이란 경이로운 기록을 세울 정도로 빠르다. 이렇게 발을 빨리 움직이기 위해 팔 젓기도 최대한 짧고 간결하게 한다. 이날 9초71로 2위를 한 타이슨 게이(미국)는 “볼트는 정말 완벽하다. 인간의 몸을 새로운 경지로 끌어올렸다”고 극찬했다.

○ 잔디 훈련과 400m 훈련이 광속 질주의 원동력

볼트가 장신임에도 단신의 선수와 같은 폭발력을 내는 배경엔 잔디 트랙 훈련과 400m 훈련이 있다. 자메이카 대표선수들이 훈련하는 킹스턴의 상급자훈련소(HPTC) 트랙이 잔디다. 잔디 트랙은 반발력이 적어 다리 근육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볼트는 시즌 전에는 주로 400m 훈련에 치중한다. 단거리의 최장 거리인 400m를 100m 달리듯 훈련해 가장 효율적으로 달리는 법을 익힌다.

○ 라이벌도 기록 경신을 도왔다

볼트는 게이와 9초84로 3위를 한 아사파 파월(자메이카)이란 라이벌을 의식해 올림픽 때와 같이 10m를 남겨두고 익살스러운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대회 전까지 게이가 9초77의 올 시즌 랭킹 1위라 방심하면 안 됐기 때문이다.

○ 9초5 벽도 깨진다?

스포츠과학자들은 “인간의 한계점을 못 박기는 어렵다. 볼트를 보더라도 나이가 어려 과연 어디까지 단축할지 예측하기 힘들다”며 선뜻 한계 설정에 나서질 못하고 있다. 한편 볼트는 “이제 9초4도 가능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한편 김덕현(24·광주시청)은 세단뛰기 남자 예선 A조에 출전해 16.58m를 뛰어 A, B조 합계 전체 24위로 12명이 오르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베를린=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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