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딱이’는 잊어라 손시헌 거포 본색

  • 입력 2009년 8월 7일 08시 06분


그를 ‘중심 타자보다 무서운 6번 타자’, ‘하위 타선의 핵’이라고 부르는 건 이래서다.

두산 손시헌(29)이 프로 입단 후 첫 3연속 경기 홈런을 터뜨렸다. 손시헌은 6일 마산 롯데전에서 1-1 동점이던 4회 선두타자로 등장, 상대 선발 조정훈의 126km짜리 포크볼을 걷어올려 왼쪽 펜스를 넘기는 비거리 120m, 1점 결승 홈런으로 연결했다.

3연전 첫머리였던 4일부터 사흘연속 아치. 2003년부터 올해까지(07-08년은 군 복무), 실질적으로 프로 5년째를 맞는 그의 생애 첫 3연속 게임 홈런. 최근 10경기 안타 행진이라는 부산물도 얻었다.

사실 그는 홈런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국가대표급 발군의 수비 능력이 상대적으로 더 돋보이는데다, 172cm의 단신이라 더 그렇다. 지난해까지 한 시즌 최다 홈런은 2005년 기록한 5개가 개인최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벌써 10개째. 프로 4년간 9개 홈런을 생산한 것을 떠올리면 놀라운 발전이다.

그렇다고 홈런만 때리는 것도 아니다. 타점은 48개로, 김현수(73개), 최준석(69개), 김동주(60개)에 이어 팀내 4위. 중심타자들이 밥상을 잘 차려 놓으면 빼어난 집중력으로 점수로 연결했고, ‘찬스에 더 강하다’란 말도 그래서 나온다.

6일 경기을 앞두고 ‘웬일로 이틀 연속 홈런을 때렸느냐’는 농담에 “나도 모르겠다, 미쳤나보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짓더니 결국엔 또 다시 홈런포를 뽑고, 마침내 두자릿수 홈런고지에도 올랐다. 8회 네 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를 생산, 4타수 2안타를 마크한 그의 시즌 타율은 0.288까지 올라갔다. 데뷔 첫 3할 타율 고지도 노려볼 정도로 ‘빼어난 수비’ 못지않게 ‘알토란같은 방망이’도 과시하고 있는 셈. 그의 시즌 최고 타율은 2005년의 0.276이었다.

손시헌은 “경기 전 아는 형이 오늘 하나 더 치라고 하더니, 결국 그 형 말대로 됐다”고 웃으면서 “요즘 순간적으로 투수와의 수 싸움에서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팀 성적이 우선이다. 개인최다 홈런이니, 두자릿수 홈런이니 그런 것엔 큰 의미를 두고 싶지 않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옆에서 그의 인터뷰를 내용을 들으며 짐을 챙기던 ‘절친’ 이종욱의 한마디. “시헌이 도핑 해 봐야해요.” ‘도핑 의혹(?)’이 제기될 정도로 물 오른 방망이를 과시하고 있는 손시헌이다.

마산|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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