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캡틴’ 라울, 골 있는 곳엔 그가 있다

입력 2009-08-01 02:57수정 2009-09-21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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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축구스타 라울 곤살레스(왼쪽)가 지난달 27일 피스컵 안달루시아 알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상대 수비를 따돌리며 강슛을 날리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그는 17세 때부터 레알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마드리드=연합뉴스
팀 역대최다 317골 기록 “살아있는 레알의 전설”

《“그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합니다. 그는 ‘살아 있는 전설’이니까요.” 지난달 27일 오전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경기장.

레알 팬인 후안 로드리게스 씨(34)는 이렇게 말했다. 이날 레알은 2009 피스컵 안달루시아 조별 예선 알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와 조별 예선을 치렀다. 관심의 대상은 홈 데뷔전을 치른 레알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4).

그러나 진짜 주인공은 32세의 ‘전설’이었다. 주장 완장을 찬

그는 공을 뺏기면 수비 진영까지 내려와 공을 되찾았다.

후반 11분 문전에서 수비수 2명을 앞에 두고 환상적인 터닝슛으로 팀의 유일한 득점까지 올렸다.》

등에 ‘7’이 선명하게 적힌 유니폼을 입은 한 20대 스페인 여성은 “아홉 살 때 그의 모습에 반해 축구를 보기 시작했다. 그는 한 번도 나를 배신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레알의 라울 곤살레스 얘기다.

○ 레알 등번호 7은 언제나 라울

라울은 레알의 ‘심장’이다. 스페인 국가대표 역대 최다 골(44골), 레알 역대 최다 골(317골), 챔피언스리그 역대 최다 골(65골)의 주인공이다.

그는 17세 때인 1994년 혜성처럼 데뷔해 스타 군단 레알의 주전 자리를 꿰찼다. 레알의 한 스카우트는 처음 그를 보고 “조그맣고 비쩍 말라 프로에선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른 팀 수비수들도 “힘없는 애송이”라며 비아냥댔다. 그러나 라울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두 번째 경기에서 데뷔 골을 넣으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이후 거의 매년 리그 정상급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팀의 핵심이 됐다. 15년 동안 많은 감독이 바뀌고 선수들이 이적했지만 레알의 등 번호 7번은 언제나 라울의 차지였다.

○ 카리스마 넘치는 승부사

라울의 플레이 스타일은 한마디로 말하기 어렵다. 몸싸움에 강한 것도, 폭발적인 스피드가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는 해결사다. 천부적인 골 감각과 위치 선정이 뛰어나다. 득점 기회가 생기는 순간에 항상 그가 있다.

팬들이 라울을 사랑하는 이유는 또 있다. 마드리드 시내에서 축구용품을 파는 페르난도 곤살레스 씨(42)는 “라울의 플레이는 땀 냄새가 묻어 있어 좋다”고 했다. 몸에 ‘Raul Madrid(라울 마드리드)’라고 페인팅을 한 30대 여성은 “가장 많이 뛰면서 팀에 영혼을 불어넣는 라울의 모습은 매력 그 자체”라고 했다.

라울은 경기장 밖에선 따뜻한 남편이자 아버지다. 골을 넣을 때마다 반지에 키스하는 세리머니는 아내에 대한 사랑의 표시다. 인터뷰할 때도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때가 가장 행복하다”며 가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라울은 스타이면서도 겸손하다. 우승컵을 들어올릴 때마다 그는 아이처럼 천진난만한 미소를 짓는다. 그는 말한다. “솔직한 내 모습을 보여주는 건 팬들의 사랑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마드리드=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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