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악마문신 건들지마, 다쳐!”

  • 입력 2009년 7월 25일 08시 27분


‘악마 문신을 건드리지 마.’

김민수(27·SK·사진)는 18일부터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고 있는 2009윌리엄 존스 컵 국제농구대회에서 맹활약하며 대표팀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그의 슬램덩크에 타이베이 현 신장체육관은 “와우, 하우 치오(好球·나이스 볼)”를 외치는 관중들의 탄성소리로 가득하다. 상대 팀 팀들에게는 악마 같은 존재.

22일 요르단과의 경기를 마친 김민수의 오른쪽 팔뚝에는 ‘3차선 도로’가 나 있었다. 경기 중 상대 선수의 손톱에 긁힌 상처였다. “물이 닿으면 따가워서 샤워도 잘 못 하겠어.” 깊게 패인 생채기를 살피며 김민수는 얼굴을 찌푸렸다. “(하마터면) 문신 다시 할 뻔 했잖아.” 김민수는 오른쪽 팔뚝을 어루만졌다.

그는 자칭 악마 마니아. “천사는 너무 약해보여서 싫다”고 했다. 강한 이미지를 위해 오른쪽 팔뚝에는 해골 모양을, 왼쪽 팔뚝에는 갈고리를 든 유령의 모습을 새겼다.

함지훈(25·모비스)은 “(김)민수 형은 컴퓨터 모니터 배경화면도 악마”라며 웃었다.

다행히 손톱자국은 아끼는(?) 악마 문신을 교묘하게 피해갔다. 김민수는 “(경기 중) 몸싸움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지만 문신이 망가졌다면, 나도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대표팀이 8월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중동 벽을 넘어야 한다.

김동광(56·KBL경기위원장) 부단장은 “대표팀이 너무 순해서 걱정일 때가 있다”면서 “(김)민수 정도에게 맞붙어 주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팔뚝에 새겨진 문신처럼, 악마의 얼굴도 요구받는 김민수다.

타이베이(대만)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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