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이적시장 큰손 우리도 있다”

  • 입력 2009년 7월 9일 08시 19분


‘너무 잘 나가는’ 클럽(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인접해있어 상대적으로 홀대받는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시티. 1887년 창단된 사실에서 알 수 있듯,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클럽이지만, ‘명문’이란 타이틀을 달기엔 2%%가 부족하다.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전인 1936-1937시즌과 1967-1968시즌 두 차례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FA컵 4회(1904, 1934, 1956, 1969), 리그컵(1970, 1976), 컵위너스컵(1970) 제패가 전부일 뿐 80년대 이후에는 거의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맨시티가 ‘믿는 구석’은 따로 있다. 바로 중동 오일머니로 대표되는 막대한 자금력이다. 영국 골수팬들은 “(맨시티가) 아브라모비치를 데려온 첼시처럼 우승을 사들이려 한다”고 비난하고 있으나, ‘돈’에 울고 웃는 작금의 세태는 비난과 지탄만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와 비견될 정도로 풍부한 자금력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지난해 아부다비 유나이티드 그룹이 인수한 맨시티는 브라질 국가대표 호비뉴를 영입한데 이어 막 개장된 여름 이적시장에서 파라과이 스트라이커 호케 산타 크루즈를 블랙번에서 데려왔고, 애스턴 빌라에서 가레스 배리를 모셔왔다.

뿐만 아니라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아르헨티나 공격수 카를로스 테베스와도 이적료 2500만 파운드(530억원), 주급 12만 파운드(2억5000만원) 조건에 4년 계약한 것으로 일부 언론에서 보도됐다. 지난 시즌 FC바르셀로나를 챔스리그 우승으로 끌어올린 주역인 사뮈엘 에투와 푸욜에게 끊임없는 러브콜을 보내고 있고, 심지어 첼시 영웅 존 테리에게까지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맨시티 마크 휴즈 감독의 욕심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산타 크루즈의 입단식에서 휴즈는 “아직 끝이 아니다. 잃어버린 옛 세월을 떠올리면 ‘뭐든 해서라도’ 꼭 정상에 등극해야 한다. 빅4의 아성을 깨기 위해 할 일이 우리에겐 산더미같이 쌓여있다”고 지속적인 영입 작업을 시사했다. 첼시는 러시안 갑부 아브라모비치에 인수된 이후 수차례 우승 트로피를 전시했다. 든든한 자금줄을 쥔 맨시티의 행보가 주목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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