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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6월 26일 0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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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대구구장. 덕아웃에서 만난 삼성 마무리 오승환(27·사진)은 “뭐 매∼번 맞으니까 이제는 놀랍지도 않아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전날 경기에서 8-4로 앞서던 8회 등판해 3점 홈런을 맞은 것을 두고 건넨 자조적 농담이었다. 선동열 감독의 간담을 서늘케 한 ‘불쇼’에도 불구하고 오승환은 1세이브를 추가, 구원 선두 자리를 지켰지만 시즌 방어율은 4.76.
오승환은 “몸이 아픈 것도 아니고, 컨디션이 나쁘지도 않은데 이렇게 맞아보긴 프로 데뷔 5년 만에 처음”이라며 “제구가 안 된다기보다는 중간 중간 실투가 나와 자꾸 맞고 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오승환은 이 모든 과정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원래 나빴던 경기가 나중에 더 큰 자양분이 된다”는 게 그의 생각.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까 당황스러운 부분도 있는데요. 선수 생활을 하면서 언젠가는 겪어야 될 일이었지 않나 싶어요. 멀리 봐서는 이런 경험이 쌓여서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 시즌을 밑거름 삼아 내년, 내후년에 더 좋아질 겁니다.”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한 오승환은 올 시즌의 목표도 고쳐 잡았다고 귀띔했다. 구원왕은 이미 머릿속에서 지운 상태. 시즌 초반 그의 목표는 방어율 0점대를 기록하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4점대 후반까지 올라간 방어율을 빠른 시일 내에 낮추는데 집중하고 있다.
16세이브로 구원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는 두산 이용찬(20)과의 대결에 대해서도 오승환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올 시즌 그 친구가 세이브 올리고 있는 경기와 제가 세이브 올리는 경기 내용을 비교하면 차원이 다르잖아요. 전 등판하는 경기에서 최대한 실점하지 않는 것만 생각하고 있어요.” 오승환은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는 쑥스러움과 남다른 각오가 뒤섞인 미소를 머금은 채 라커룸으로 발길을 돌렸다.
대구|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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