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플러스] 솔로·투런 쾅!쾅! 박석민 괴물사냥

  • 입력 2009년 6월 24일 08시 04분


“쟤는 아직도 멀었어. 군대를 다시 다녀와야 정신을 차리지.”

23일 대구구장. 한화전을 앞두고 삼성 선동열 감독은 훈련하고 있는 박석민(24·사진)을 향해 쓴소리를 건넸다. 자기 얘기를 하는지 모르는지 박석민은 러닝훈련 하다가 가슴통증을 호소했고, 또 다시 선 감독에게 한 소리를 들어야했다. “쟤는 뛰기만 하면 아프대. 이대호(롯데)과여서 살만 쪄. 몸이 무거우니까 자주 아프지.”

이날 선 감독의 독설을 단단히 들은 박석민은 훈련 내내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올 시즌 들어 벌써 2번이나 2군으로 내려갔다 올라온 까닭인지 풀도 잔뜩 죽어있었다. 말을 걸어도 씁쓸하게 웃기만 할 뿐. 하지만 그 모습은 일종의 ‘페이크’였다.

2회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한화 선발 류현진을 상대로 솔로홈런포를 쏘아 올리더니, 6회 역전 투런포를 터트리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개인으로는 국내 굴지의 투수 류현진을 상대로 터트린 의미 있는 두 방이었고, 팀으로서는 5연패의 늪에서 탈출시키는 천금같은 홈런포였다.

0-2로 지던 2회. 비장한 얼굴로 타석에 들어선 박석민은 류현진의 142km짜리 묵직한 직구를 잡아당겨 관중석까지 날아가는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다음 타석에서는 삼진. 다시 원래(?)의 페이스로 돌아가는가 싶더니 6회 무사 1루. 이번에는 류현진의 변화구까지 때려내며 투런 아치를 그려냈다. 박석민은 8회에도 중견수 쪽으로 날아가는 안타를 쳐내며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비록 협살로 추가 득점을 하지는 못 했지만 그동안 그를 못 마땅해했던 선 감독이 미안해질 정도의 맹활약이었다.

경기 후 박석민은 “류현진이 대한민국 최고의 투수여서 못 쳐도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섰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2군에 있을 때 훈련을 많이 한 게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두 번째로 2군에 내려갔을 때 오랫동안 1군에 못 올라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올라오게 됐다. 부담감이 없지 않았지만 오늘 경기를 하면서 자신 있는 스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대구|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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