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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5월 22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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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길 주의. 20% 이상 감속.’ 21일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의 전광판에는 속도를 줄이라는 경고문이 계속 떴다. 이 길을 따라 도착한 인천 스카이72GC 오션코스(파72)에도 하루 종일 굵은 빗줄기가 쏟아져 SK텔레콤오픈 골프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은 진땀을 흘려야 했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최경주(나이키골프)는 6시간 40분 만에 이븐파 72타(공동 34위)로 경기를 마친 뒤 “수십 년 공을 쳤지만 이렇게 비가 우울하게 오는 건 처음이다. 험난한 자연을 감안하면 괜찮은 스코어”라고 혀를 내둘렀다. 속옷까지 다 젖어 라운드 후 기자회견장에 등장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악천후 속에 운전자들이 감속을 하듯 선수들도 저마다 우중 라운드의 남다른 요령으로 코스와 맞섰다. 최경주는 “물기를 머금은 잔디는 저항력이 커진다. 날이 좋을 때 10의 힘으로 공을 쳤다면 오늘은 15로 쳤다. 평소대로 하면 뒤땅이나 왼쪽으로 날아가는 샷이 나온다”고 조언했다. 그는 14번홀(파5)에서 티샷을 물이 고인 벙커에 빠뜨려 드롭을 했으나 두 번째 샷이 너무 낮게 구사되면서 해저드로 들어가 결국 보기를 했다.
강욱순은 “비가 오면 한 클럽 정도 길게 잡아 쓸어 치고 공을 직접 가격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2타를 줄인 강욱순은 전날 프로암대회 동반자가 선물한 웨지가 자신의 백에 들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돼 클럽 초과에 따른 벌타 규정에 따라 4벌타를 받아 2오버파로 마감했다. 지난해 준우승자 강경남(삼화저축은행)은 장갑 10켤레에 9.5도짜리 드라이버 대신 8도짜리를 가져와 단단히 대비했다. 해가 져 27명이 경기를 끝내지 못한 가운데 김도훈이 6언더파로 4개 홀을 남긴 박재범과 함께 공동 선두에 나섰다.
인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